탄소중립기본법 '과속'에 車업계 반발…"부품업계 생존 불투명"

탄소중립기본법 '과속'에 車업계 반발…"부품업계 생존 불투명"

정한결 기자
2021.08.23 11:00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의 기후위기 대응 법안 마련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차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법안심사소위원회의 기후위기 대응 법안 마련을 위한 입법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자동차산업연합회(KAIA)가 23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탄소중립기본법) 국회 의결에 대해 "자동차 부품업체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19일과 22일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긴급 온라인회의를 잇따라 열고 해당 법안이 자동차산업 생태계에 대한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긴급회의에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회장,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오유인 쌍용협동회 회장, 이경식 한국GM협신회 크레아 사장, 최정헌 다성 부사장 등이 참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9일 탄소중립기본법을 의결했다. 야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여당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35% 이상 감축' 기준을 담은 법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시장이 아직까지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전기차 전환을 급격히 시도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전·전력설비, 충전인프라 확충 등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안대로 '35% 이상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약 395만대의 전기차 보급이 필요하다고 자동차산업협회는 추산했다. 전기차 395만대 규모를 유지하려면 충전소 구축에 3조3000억~7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17만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자동차의 연비온실가스 기준을 강화하면서 2030년까지 350만기의 충전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도 신차의 50% 수준을 전기차로 추진하면서 75억달러(8조8100억원) 규모의 충전 인프라 예산을 확보했다. 미국 민주당 일부 의원은 850억달러(100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 법안을 발의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한국 정부의 제1안인 385만대로 늘린다고 해도 2030년에만 전기동력차가 60만대가 보급돼야 하지만 국산 물량은 40여만대만 가능하다"며 "나머지 20여만대는 수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국산차 시장이 급격히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그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약 180만대로 수입차 점유율은 18.1%(약 30만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2030년 국산차 규모는 현재 150만대 수준에서 140만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이 경우 부품업체는 생존여부가 불투명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내연기관차 시장 축소에 전기차 부품 수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 현재보다 최소 15% 이상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기차 생산시 필요인력은 내연기관차 대비 38%로 충분하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근로자 대량실직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특히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 등은 노사관계 등 경영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내 전기차 생산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어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선진국의 탄소감축목표를 감안하면 우리의 목표 재정립도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속도"라며 "급속한 탄소감축방안이 미칠 수 있는 산업 위축이나 대량 실직 등 부작용에 대해 서도 면밀 검토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금속노조와 향후 공동 대응해가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상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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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치부 정한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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