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협력사도 인력·기술 中 유출 '좌불안석'

OLED 협력사도 인력·기술 中 유출 '좌불안석'

오진영 기자
2022.02.18 05:47

[MT리포트]갈림길 선 韓 OLED ⑤

[편집자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산업이 갈림길에 섰다. 거대 시장,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기술 베끼기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추격 때문이다. OLED 기술 보호, 적극적인 정책 지원 없인 허무하게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LCD(액정표시장치) 산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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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도 올리고 R&D(연구·개발)에 수십억을 쏟아부어도 언제 중국에 뺏길지 몰라 불안하기만 합니다."

LG디스플레이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17일 '최근 호황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확대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선점하면서 '액정표시장치(LCD) 보릿고개'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지만,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다. 거액의 보수를 약속받고 '잠적' 하는 경우도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세계 OLED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가정에서 고화질 영상 시청 수요가 늘어난데다 LCD 패널 수급난, 중국업체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인한 OLED 수요층 이동이 겹치면서 지속 상승 추세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세계 OLED 패널 매출은 지난해 425억달러에서 2026년에는 630억달러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뛰어들었다. 중국 업체들의 무리한 증설로 포화 상태인 LCD 시장 대신 OLED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국내 디스플레이를 대표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외에도 협력사들 역시 OLED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TV·모바일용 OLED 패널부터 OLED 제조공정 핵심부품까지 적극 협력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중국의 추격 역시 매섭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OLED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한편 한국·대만의 기술 인재 '빼오기'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2020년 가동을 시작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이 수율 안정화 단계에 들어갔으며, 세계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업체인 중국의 BOE도 애플의 아이폰13에 들어가는 6.1인치 OLED 패널을 출하하는 등 OLED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제공)/ 사진 = 뉴스1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공장 전경.(LG디스플레이 제공)/ 사진 = 뉴스1

아직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사의 점유율이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중국의 기술유출이 심화되다 보니 '보릿고개'를 갓 넘어선 협력사들도 초긴장 상태다. 2020년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만나 회사 비밀을 유출하고 거액의 연봉을 요구한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직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OLED 관련 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에 의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다.

협력사들은 성과급을 올리고 연구·개발에 집중투자하는 등 '제2의 보릿고개'는 막겠다는 각오지만 쉽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중국과 직접 거래하는 게 아닌데도 우리 회사의 직원에게 '무제한 항공권'과 1년치 연봉의 4~5배를 내밀며 스카웃하려는 중국 회사들이 있다"라며 "금전적인 보상을 충분히 해줘야 유출을 막을 수 있지만 자금 규모가 영세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이 늘고 있는 중국의 공격적 투자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누적 기준 중국의 OLED 시장점유율은 16%로 2019년 9.8%, 2020년 12.2%의 점유율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 시장에서 아직은 중국과 격차가 벌어져 있으나 우리가 자금적 열세에 있기 때문에 언제 따라잡힐지 알 수 없다"라며 "협력사발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업계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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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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