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립 6개월 차 신생 노동조합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기존 1노조를 제치고 교섭대표 단체로 선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관계에 새 국면이 열렸다는 평가다. 새롭게 교섭대표 자리를 차지한 2노조가 직원들의 전반적인 지지도가 높아 사측 부담이 이전 대비 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7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5일 심문회를 열고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2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다. 삼성디스플레이에는 현재 2개 노조가 있다. 2020년 2월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로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1노조, 올해 6월 설립된 열린노동조합이 2노조다. 열린노동조합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모두와 연관이 없는 별개 노조로 설립됐다.
양 노조는 지난 10월 말부터 대표노조 선정 과정에 돌입했다. 열린노동조합이 자율적 단일화(공동교섭 등)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과반수 노조를 결정하는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노동조합법 29조에 따르면 회사 내 노조들이 14일 내에 자율적으로 교섭 대표 노조를 정하지 못하는 경우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교섭대표 단체가 된다.
결과는 열린노동조합의 우세였다. 열린노동조합은 1180여명,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은 수백명(정확한 수 미기재)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열린노동조합 조합원 수는 거짓'이라는 내용의 이의제기를 신청했으나 지난 5일 기각됐다.
열린노동조합은 노동위 기각 판정 직후 사측에 단체교섭 이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조속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오는 이달 7일 이내로 단체교섭 장소와 시간을 선정해 회신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행 중인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문서를 공유해달라는 요구 사항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안팎에서는 회사 노사관계가 새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측 입장에서는 1노조가 교섭대표로 있던 이전 대비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열린노동조합은 설립 이후 직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규모를 키워왔다. 열흘 만에 200여명이 모였고, 한 달째에는 85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1200명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국내 임직원 수 2만1930명(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5.5% 비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 한 직원은 "열린노동조합에 대한 임직원 인식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며 "위원장이 노조 설립 전부터 사내 게시판에 작성해온 복지, 인사 규정 등 관련 글들은 대부분 추천 수 기준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교섭대표 선정 이후 활동에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으면 조합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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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열린노동조합이 기존 노조의 대안으로서 직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지난 1년 동안 각종 사건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열린노동조합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1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까지 벌였으나 제시했던 요구안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집행부의 독단적인 행동과 협의회 비용 문제로 인한 내부 갈등이 발생하면서 임직원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이 여파로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대다수가 교체됐고, 조합원 상당수가 노조를 탈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