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파도 헤치는 K-조선…수주잔고 '150조원', 3년치 일감

거침없이 파도 헤치는 K-조선…수주잔고 '150조원', 3년치 일감

최경민 기자
2025.03.27 06:30
조선 3사 수주잔고/그래픽=이지혜
조선 3사 수주잔고/그래픽=이지혜

K-조선의 수주잔고가 '150조원'까지 치솟고 있다. 향후 3년 동안의 일거리로 파악된다. 선별수주 기조 속에서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145조4753억원으로 전년(121조3513억원) 대비 약 20% 증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67조2812억→83조5084억원), 삼성중공업(28조4123억→31조5350억원), 한화오션(25조6578억→30조4319억원) 모두 수주 규모를 늘린 영향이다.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중심의 사이클이 수주 확대를 도왔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458척의 수주 선박 중 100척이 LNG 운반선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총 144척 중 85척, 한화오션은 132척 중 72척이 LNG 운반선이었다. 전체 수주 선박의 35%가 LNG 운반선에 집중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이 선박의 건조가는 역대 최고액인 척당 2억7000만 달러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3사의 수주잔고를 두고 "올해 예상 매출을 기준으로 할 때 약 2.9년치 일감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직접 고용 인력은 2023년 대비 9%, 지난 2년간 총 16% 늘었는데 수주 잔고를 인도할 인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 업계는 넉넉한 수주잔고가 '선별수주'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거리가 충분해 중국 조선사와 수주 출혈경쟁에 당장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LNG 운반선 건조가가 척당 2억5500만 달러 선까지 내려왔지만 국내 조선사에 즉각적인 타격을 주진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이중연료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올해도 신규 수주가 이어지는 중이다. 조만간 조선 3사 수주잔고가 150조원을 넘어설 게 유력하다. 삼성증권은 올해들어 조선3사가 약 80억 달러(약 11조73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수주 규모의 21.5%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LNG 운반선 외에도 다양한 수주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초부터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탑재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3조7160억원에 계약했다. 이외에도 LNG 벙커링선, 초대형 에탄 운반선 등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약 2조원 규모의 셔틀탱커 9척을, 한화오션은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을 수주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들어 중국 조선소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는 점 역시 K-조선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중국산 선박에 150만 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해운사들이 K-조선의 문을 두드리는 횟수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 측이 최근 중국 유일의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생산 조선소를 보유한 위슨을 제재 대상으로 삼자, 삼성중공업 등이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사이클에 만족할 게 아니라, 그 이후에 K-조선이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며 "친환경 선박 등 위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