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KDDX, 타임라인의 중요성

[우보세] KDDX, 타임라인의 중요성

최경민 기자
2025.04.08 09:10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KDDX)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는 대선 이후 새 정부 들어서야 뭔가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요?"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한 말이다. 지난해 7월에는 결론이 났어야 할 KDDX 사업자 선정이 끝없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낸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토로했다.

KDDX는 7조8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6000톤급 최신형 이지스함 6척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했다. 관례대로 라면 기본설계를 한 HD현대중공업이 사업자로 선정돼야 한다. 하지만 한화오션 측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불법 탈취'를 문제 삼아 경쟁입찰을 주장했고, 정부는 KDDX 방산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모두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두 회사 모두 건조 자격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의 수의계약, 양사 간 경쟁입찰 혹은 공동건조까지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해 왔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방위사업청이 지난달에도 사업자 선정을 하지 못했고, 추가 논의를 결정했다. 4월도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일 방사청 분과위원회 테이블에 KDDX가 올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산업계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미래 군 전력 보강을 위해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KDDX 건조는 대한민국 국방·안보의 질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그럼에도 방사청이 결정을 미루고 있어 진척이 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계엄·탄핵 정국을 지나며 새 정부 출범까지 시간을 끄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 정도다. 시간을 끄는 게 바람직하지 못한 건 KDDX는 2029년 건조해 2030년 해군에 인도한다는 타임라인을 갖고 있어서다. 사업자 선정이 연기될수록 제작 시간이 줄어든다. 해군 전력화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펼쳐 지는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라는 국내 특수선 '투 톱'의 갈등을 방사청이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 역시 존재한다. 늘어지는 수주전 속에 양사는 우위에 서기 위한 여론전을 지속했고, 이는 기업 차원의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방산업계 전체에 피로감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10조원 규모의 호주 수상함 수주전에서 한국이 고배를 마신 것의 배경 중 하나로 양사 간 갈등이 거론됐을 정도다. 'K-조선 원팀'은 방사청이 KDDX 결단을 조속히 내려야 하는 이유가 됐다.

방사청이 만약 4월에도, 5월에도 결정을 미룬다면 KDDX는 한동안 표류될 수 밖에 없다. 오는 6월3일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새롭게 국방라인 인선을 마무리짓고, 새 방사청장을 임명한 후, 업무파악을 마무리할 때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KDDX 선정이 연말 혹은 내년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시간이 갈수록 KDDX를 제작할 수 있는 일수는 줄어들 것이고, 양 기업 간 감정의 골도 더 깊어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K-방산이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게 방사청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어떨까.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