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향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와 손잡은 데 이어 엔비디아와의 기술 협력까지 확대하면서 자율주행 생태계 전반의 주도권을 노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모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웨이모 드라이버'를 탑재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로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 웨이모 드라이버는 센서와 카메라 구성을 단순화하면서 감지거리와 인식 성능을 개선한 최신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최대 500m 이상까지 주변을 인식할 수 있으며 악천후 대응력과 외부 소리 인식 기능(EAR)도 강화됐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전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주요 이정표"라며 "아이오닉 5는 향후 웨이모 차량에 합류해 고객에게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웨이모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이라며 "아이오닉 5의 전기차와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아키텍처와 지속가능한 설계, 제조 역량은 이를 구현하기에 완벽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을 현대차 아이오닉 5에 적용해 로보택시 차량으로 공급하는 내용이다. 웨이모에 공급하는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신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생산한다. 향후 수년 내 로보택시 서비스인 '웨이모 원' 확장에 발맞춰 차량을 생산하고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미국 내에서 로보택시 상용화가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은 그룹 최초의 스마트팩토리이자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테스트베드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생산해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HMGICS는 지난 9월 아이오닉 5 로보택시 6대를 미국에 수출하며 로보택시 생산을 10개월 만에 재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까지 본격 육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와도 로보택시 서비스를 위한 협력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게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한 차량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 기반 AI 팩토리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스마트팩토리·로보틱스 분야에서 AI 연산 능력을 강화해 차량 제어와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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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싱가포르·미국·한국을 잇는 다중 거점에서 로보택시 생산과 테스트를 병행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AI 반도체 협력과 맞물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의 제조 생태계를 완성하려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