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업 부담 법안들만 연이어 통과, 배임죄 개선은?" 호소

재계 "기업 부담 법안들만 연이어 통과, 배임죄 개선은?" 호소

박종진 기자
2026.01.26 06:00

경제8단체, 호소문 발표·국회와 법무부에 건의서 전달…'경영판단원칙 명문화'도 거듭 요청

최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경제8단체 부회장들이 배임죄 관련 현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전무
최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경제8단체 부회장들이 배임죄 관련 현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전무

재계가 조건 없는 배임죄 전면 개편을 국회에 촉구했다. 처벌 대상과 범죄 구성요건이 불분명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마저 형사처벌 리스크에 노출된다며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경제 형벌이라는 호소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경제8단체는 배임죄 개선을 위한 경제계 호소문을 발표하고 '배임죄 개선 방안' 건의서를 국회와 법무부에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지난해 교섭대상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안들이 연이어 통과됐음에도 국회가 약속했던 배임죄 개선은 진척이 없었다"며 조속한 개편을 요구했다.

또 배임죄 개편의 보완책으로 거론되는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디스커버리 제도(재판 전에 소송 당사자들이 상대방이 보유한 증거 등을 상호 열람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의서에서는 형법, 상법, 특정경제범죄법(특경법)상의 배임죄를 조건 없이 전면 개편하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기·횡령죄로 처벌하거나 민사적으로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전면 개편이 아니라 개벌법에 대체 법안을 마련한다면 독일이나 일본처럼 적용대상과 처벌 행위 등 범죄 구성요건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밝혔다. 기업인의 정상적 경영판단에 대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가 씌워진다면 기업인들의 과감한 신산업 진출이나 대규모 투자결정은 위축되고 결국 막대한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독일의 경우 형법 제266조에 배임죄가 규정돼 있지만 '충실의무 위반'을 구성요건으로 하면서도 판례를 통해 엄격한 목적성을 요구한다. 일본 회사법 제960조 특별배임죄 역시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가할 목적'을 명시해두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재산상의 손해 발생'이라는 처벌 기준도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로 명확히 정의해 달라"며 "그동안 '손해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기소되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영판단원칙을 상법과 형법에 명문화할 것도 건의했다. 지난해 1차 상법 개정으로 이사충실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서 이사들이 짊어져야 할 사법 리스크가 커진 만큼 기업인들의 전문적 경영 판단을 인정하고 불필요한 소송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영판단원칙은 의사결정 당시 과정과 판단 근거 등이 합리적이었다면 사후 결과와 무관하게 이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원칙이다.

경제단체들은 "배임죄 개편과 경영판단원칙의 명문화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세워지고 예측 가능한 법 집행이 이뤄지면 기업 경영에 활력이 생기고 투자와 혁신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를 요구했다. 자사주를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남용하는 행위 방지 등 개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합병 등 경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한 자사주까지 소각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작용 우려가 크다며 예외 적용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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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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