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전기화' 전략 중점 추진…올해도 비핵심 자산 매각·포트폴리오 리밸런싱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정제마진 강세와 윤활유 사업 호조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둔화는 피하지 못했다. 올해도 실적 반등 여부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128,800원 ▼600 -0.46%)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80조2961억원, 영업이익이 4481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8.2%, 25.8% 증가한 수치다. 4분기 매출은 19조6713억원, 영업이익은 2947억원을 달성했다.
정유와 윤활유 사업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SK온은 지난해에도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44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3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고, 연간 기준으로는 93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매출이 줄고 영업적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북미 시장 고객사의 재고 조정 및 연말 완성차 공장 휴뮤 등에 따른 가동률 저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감소도 영업손실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SK온의 4분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AMPC 수혜 규모는 1013억원으로 3분기 대비 718억원 감소했다.
SK온은 올해도 북미 전기차 시장 위축 등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최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미국 플랫아이언으로부터 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 배터리 수주를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20GWh 이상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 거점 운영과 관련해서는 미국 테네시 공장을 비롯한 주요 설비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운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반등 조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유럽 국가들이 보조금 재지원을 시작하면서 수요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현재 SK온은 헝가리 코마롬 1·2공장과 이반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 50%대까지 떨어졌던 세 공장의 가동률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말 SK온은 포드와 설립한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BOSK)'의 사업 구조를 재편해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켄터키 공장은 포드가 각각 독립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해당 손상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며 "회계 기준에 따라 자산 가치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조정으로, 현금흐름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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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은 올해 1분기 말 블루오벌SK 합작 체제 종결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약 45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은 2028년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ESS 외에도 휴머노이드, 다목적 무인차량,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재무건전성 개선 지속, 미래 성장 동력인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단 목표다. 이를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및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도 이어간다. 올해 설비투자(CAPEX)는 총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원 대비 크게 줄였다. SK온에 1조3000억원, SK이노베이션과 E&S에 9000억원 등을 투입한다.
이사회는 순손실 확대에 따라 올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서 본부장은 "현금 유출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조기에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더 큰 주주환원을 보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