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죄는 삼성, 머리띠 매는 노조

허리띠 죄는 삼성, 머리띠 매는 노조

최지은 기자
2026.03.16 04:04

반도체 빼면 전망 '심각'… 인력 재배치 등 비용 절감 착수
파업 투표 결과 18일 나와… 성과급 관련 사업부간 온도차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이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TV,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의 비용절감에 착수했다. 메모리 가격급등 등으로 완제품사업의 실적압박이 본격화하면서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 상한폐지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준비 중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은 이달부터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임원 항공권 등 해외출장 경비부터 축소했다. 기존에 부장급에만 적용되던 '10시간 미만 비행시 이코노미클래스 이용' 규정을 부사장급 이하 임원으로 확대했다. DX부문은 인력재배치와 희망퇴직 요건완화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은 반도체를 제외하면 올해 실적전망이 심각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메모리 가격급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범용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90~9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판가인상은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사상 최대실적을 견인했지만 동시에 완제품 판매비중이 높은 DX부문에는 원가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제품사업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올해 1분기에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됐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과 원자재 가격상승도 DX부문의 실적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가전과 스마트폰에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4년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또 가전은 대부분 해상운송에 의존해 운임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전쟁 장기화 조짐으로 물류비 급등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성과급 산정기준에 대한 이견을 이유로 지난 9일부터 총파업 돌입을 위한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가결시 노조는 법적 쟁의권을 확보해 오는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투표결과는 오는 18일에 공개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DS부문과 DX부문 직원간 파업을 둘러싼 온도 차가 감지된다.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 상한이 폐지될 경우 사업부간 보상격차가 크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사업부별 가입자 수는 지난 10일 기준 DS부문 5만1374명, DX부문 1만4575명이다. DS부문 가입자가 DX부문보다 약 3.5배 많다. 호황을 맞은 반도체부문 직원들이 보상을 키우기 위해 노조가입에 적극적이란 의미다.

사측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렬 당시 사내공지를 통해 "단순히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경우 일부 사업부에 일시적인 혜택이 집중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OPI 초과이익 달성이 어려운 대다수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업부별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다른 만큼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성과급 상한이 폐지될 경우 이익배분 비율 문제는 내년 교섭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2026 임금협약'에서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 6.2%에 잠정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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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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