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항공우주·방산 산업 경쟁업체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주식을 7년여만에 다시 매입했다. 관련 사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KAI 보통주 486만4000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KAI 전체 주식의 4.99%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323만6635주에 이어 올해 1분기 162만7365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AI 지분을 매입한 것은 2018년 보유 지분 5.99%를 전량 매각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한화의 이번 지분 취득이 항공우주와 방산 사업에서 KAI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다. 양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면 국내 우주항공과 방산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와 지난달 'K방산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협약(MOU)'를 체결했다. 무인기 공동개발 및 수출 추진을 비롯해 국산 엔진 탑재 항공기의 개발 및 공동마케팅, 글로벌 상업 우주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잡았다. 협력사 공급망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개발(R&D)과 기술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한화시스템은 KAI가 개발한 KF-21의 필수 항전장비와 에이사(AESA·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 레이다 등을 개발해 국산화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최근 양사는 에이사 레이다의 공대지·공대해 모드를 확보하고 기능을 검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항공우주 부문에서의 협력 강화 역시 기대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위성 생산 시설을 준공했다. 이곳에선 월 8기,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 제작이 가능하다. KAI는 차세대 중형위성 개발 및 양산을 주도하며 핵심부품 및 탑재체 기술 자립화에 성공했다. 정지궤도복합위성과 다목적실용위성 본체 및 시스템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한화의 발사체 기술과 KAI의 위성 개발 및 데이터 분석 역량이 더해지면 '발사-위성-데이터-서비스' 우주 밸류체인을 국내 민간기업이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의 협력이 본격화하면 '한국판 스페이스X' 구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위성 인터넷에서 방산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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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한화가 KAI 인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꾸준히 나온다. 한화가 민영화된 KAI를 품에 안아 우주·방산 사업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하는 수를 노릴 것이라는 설이다. 다만 한화의 경우 추가 지분 취득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의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가진 수출입은행, 2대 주주는 8.12%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