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 안데르스 빌레쇠 벡 유니버설로봇 부사장

"피지컬 AI(인공지능) 기술이 임계점을 넘었다. 일단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소규모 AI 기반 자동화 프로젝트를 배치해 보고, 거기서 배워 효과가 있는 것을 확장해야 한다."
안데르스 빌레쇠 벡 유니버설로봇 부사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피지컬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벡 부사장은 자동화 및 협동로봇 분야의 전문가로 스마트 제조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또 덴마크의 로봇 산업 국가 클러스터인 오덴세 로보틱스의 이사로 활동 중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이제 대중에게 익숙해졌다. 올해는 피지컬 AI가 주목받고 있다. 피지컬 AI는 기존 AI와 어떻게 다르며, 왜 지금 우리가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나?
▶생성형 AI는 디지털 세계에 존재하며 텍스트, 이미지, 데이터를 다룬다. 반면 피지컬 AI는 지능을 물리적 세계로 가져와 기계가 실제 변화하는 환경을 인지하고 판단하며 행동하게 한다. 우리가 지금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술이 임계점을 넘었기 때문이다. 센서, 컴퓨팅 파워, AI 모델이 마침내 연구실 밖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해졌다.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노동자와 경영진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한 가지는 무엇일까?
▶일단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소규모의 AI 기반 자동화 프로젝트를 배치해 보고, 거기서 배우고, 효과가 있는 것을 확장해야 한다. 피지컬 AI는 전략 보고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해 보며 이해하는 것이다.
-피지컬 AI가 완전히 구현된 제조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공장에 들어서면 안전 펜스 없이 로봇과 사람이 나란히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로봇은 고정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각 지능과 AI의 안내에 따라 여러 작업 사이를 스스로 이동하며 수행할 것이다. 협동 로봇이 오전에는 부품을 조립하고, 오후에는 주문을 포장하며, 내일은 새로운 변형 제품을 처리할 수도 있다. 공정 전환(Changeover)은 며칠이 아닌 몇 분 만에 끝날 것이다. 공장은 경직된 생산 라인이라기보다 유연한 작업 공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현재 AI 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기대가 쏟아지고 있지만, 거품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제조업 관점에서 '피지컬 AI'의 어떤 측면이 과대포장되어 있으며, 반대로 과소평가된 잠재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과대포장된 것은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 자율 공장'이라는 아이디어다. 제조업은 단기간에 그렇게 될 만큼 단순하지 않다. 반면 과소평가된 부분은 로봇이 '조금 더 똑똑해지는 것'의 가치다. 변동성을 더 잘 처리하고 프로그래밍이 덜 필요하며 더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 바로 여기서 오늘날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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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통합으로 기존 협동 로봇은 어떻게 스마트 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나?
▶협동 로봇은 처음에 안전하고 사용하기 쉬운 도구로 시작했다. 이제는 인지 능력과 적응력을 갖춰가고 있다. AI 기반 시각 지능, 향상된 모션 제어,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협동 로봇은 덜 정형화되고 더 정교한 작업을 처리하며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실무적으로는 더 빠른 배치, 더 많은 사용 사례, 그리고 훨씬 적은 수동 프로그래밍을 의미한다.

-피지컬 AI가 특정 산업의 전문 지식을 갖춘 '버티컬 AI'로 진화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또 피지컬 AI 고도화 과정에서 데이터 유출이나 빅테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버티컬 AI는 데이터, 즉 실제 생산 환경에서 수집된 고품질의 작업 특화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오늘날 피지컬 AI에서 부족한 한 조각이라 할 수 있다. 그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은 필수적이다. 기업은 스스로 데이터를 소유하고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데이터 수집과 사용 방식에 대한 신뢰 없이는 피지컬 AI는 확장될 수 없다.
-최근 로봇 산업에서 '예측 수학(predictive math)'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측 수학이란 무엇이며 로봇 산업과 피지컬 AI에 어떤 의미를 갖나?
▶예측 수학은 일이 벌어진 뒤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일어날 일을 미리 계산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로봇에게 이는 움직임, 힘, 결과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더 부드러운 움직임, 더 높은 속도, 더 나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피지컬 AI는 예측에 크게 의존한다. 예측 없이는 로봇이 역동적인 환경에서 지능적으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봇이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며 배우는 '모방 학습' 기술은 현재 어느 수준인가? 복잡한 코딩 없이 로봇을 가르치는 시대는 언제쯤 주류가 될 것으로 보나?
▶모방 학습은 이론에서 실질적인 현실로 옮겨왔다. 엔비디아의 콘퍼런스 'GTC'에서 작업자가 로봇을 안내하며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시스템이 동기화된 모션, 비전, 데이터를 자동으로 캡처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는 큰 진전이다. 아직 모든 복잡성을 제거한 것은 아니지만 장벽을 크게 낮췄다. 시연을 통해 로봇을 가르치는 방식은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주류가 될 것이다. 특히 기존에 자동화하기 어려웠던 산업 작업에서 더욱 그렇다.
-덴마크의 '오덴세 로보틱스(Odense Robotics)'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구 20만 명의 도시가 어떻게 세계적인 로봇 클러스터로 성장할 수 있었나? 비슷한 포부를 가진 한국 도시들에 조언한다면?
▶오덴세는 규모가 아닌 '깊이'에 집중했다. 강력한 대학, 초기 산업의 성공 사례, 그리고 스타트업과 기업, 공공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이 차이를 만들었다. 조언은 기술 단지를 조성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실제 산업 현장의 요구에 혁신의 뿌리를 두고 신뢰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하라는 것이다.
-AI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미래의 공장에서 인간과 로봇은 어떻게 역할을 나누게 될까?
▶로봇은 반복적이고 무겁고 신체적으로 고된 작업을 처리할 것이다. 인간은 감독, 최적화, 품질 관리 및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공장은 사람을 없애는 곳이 아니라 사람의 역할을 격상시키는 곳이 될 것이다. 로봇은 인간의 가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강한 노사 합의와 사회 안전망으로 유명한 북유럽 지역에서 일자리 상실의 위협은 어떤 의미를 갖나? 이러한 환경이 AI 발전에 촉매제가 될까 아니면 걸림돌이 될까?
▶덴마크에서 로봇 공학은 분명한 촉매제다. 예를 들어 덴마크 금속노조는 로봇 도입과 자동화를 매우 지지해 왔다. 그것이 제조업을 덴마크 내에 유지하고 조합원들의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도 그들과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노동자들이 보호받는다고 느낄 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훨씬 더 개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