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재로 사후조정 절차 돌입, 11~12일 진행...총파업 분수령될 듯

삼성전자 총파업을 2주 앞두고 노사가 정부 중재 아래 다시 협상을 시작한다. 성과급 재원 규모와 상한제 폐지, 제도화 여부는 물론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 문제까지 얽혀 있어 벼랑 끝 협상이 될 전망이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8일 사후조정 절차를 통한 협상 재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중지돼 노동조합이 합법적인 쟁의(파업)권을 확보한 이후에도 노사 양측 동의를 전제로 노동위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회사와 노조, 정부는 이날 함께 사후조정안을 논의했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정부 차원에서 교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사후조정 절차를 강력히 권유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는 "정부 측의 적극적인 의지와 거듭된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여 내부 검토 끝에 사후조정 절차에 응하기로 했다"며 "본 사안은 초기업노조로 교섭권 및 체결권이 위임돼 대표로 진행하고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과반 노조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사후조정은 오는 11~12일 이틀간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총파업을 열흘가량 앞둔 상황에서 노사 모두 물러서기 어려운 만큼 막판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와 경제계는 물론 정치권과 정부까지 삼성전자 노사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성과급 재원 규모와 상한제 폐지, 성과급 제도화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일회성 보상 확대가 아니라 향후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사측은 앞선 협상 과정에서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기 위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고, 기존 '연봉의 50%'였던 성과급 상한 규정도 특별 포상을 통해 사실상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향후에도 올해와 같은 수준의 실적을 거둘 경우 특별 포상 수준의 보상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에도 경영 성과 개선 시 최대 75%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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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조는 '성과급 상한의 영구적 폐지' 등 성과급 산정 체계 자체를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성과급을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증권가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340조원)을 감안하면 50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 역시 주요 쟁점이다. 현재 성과급 논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DS부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DS부문 내부에서도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성과급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DX(디바이스경험)부문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노노갈등의 배경에도 사업부 간 보상 격차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협상과 별개로 총파업 준비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