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걸리던 TV 낙하 검증 실험 이틀로 단축…삼성, AX 전환 속도

보름 걸리던 TV 낙하 검증 실험 이틀로 단축…삼성, AX 전환 속도

최지은 기자
2026.06.15 09:38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상암 데이터센터에 HPC 서버 517대 구축…개발·제조 잇는 AX 인프라 확충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 종료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투표율은 90.45%를 기록했다. 총 선거인수 57,302명 중 51,835명이 투표를 마쳤다. 2026.05.26.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 종료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투표율은 90.45%를 기록했다. 총 선거인수 57,302명 중 51,835명이 투표를 마쳤다. 2026.05.26. [email protected] /사진=권창회

삼성전자(337,500원 ▲15,000 +4.65%)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디지털 트윈 기반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를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스마트폰·TV·생활가전 등 주요 제품 개발 과정에 가상 검증 체계를 확대 적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030년 AI(인공지능) 자율공장 전환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의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데이터센터에 HPC 서버 517대를 구축하고 기구·회로 개발 인력을 대상으로 HPC 서비스를 도입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구현해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제조 혁신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새로 구축한 HPC 인프라는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가 탑재된 서버로 구성됐다. 기존 대비 연산 속도는 약 5.8배 향상되고 가상 검증량은 약 6배 늘어난다. 장기 내구성 실물시험을 단기 해석으로 전환하는 등 개발 사전 검증 효율화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자체 HPC 인프라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해석은 그동안 자동차·항공·반도체 등 고비용 시제품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삼성전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폰·TV·가전 등 완제품 개발 검증에 특화된 전용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올해 대규모 샘플 제작과 장시간 검증이 필요한 과제를 중심으로 사업부별 HPC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MX(모바일경험)사업부의 스마트폰 모든 방향 낙하시험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TV 낙하·발열 검증 △DA(생활가전)사업부의 세탁기 다이어프램 장기 검증 및 로봇청소기 충돌 검증 △네트워크사업부의 RU(라디오유닛) 방열 검증 등에 HPC 인프라가 활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HPC 인프라 도입은 개발 검증 시간을 줄이고 검증 범위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기존 15일이 소요되던 TV 낙하 검증은 2일로 단축될 전망이다. 그동안 물리적 제약으로 수행하지 못했던 스마트폰 모든 방향 낙하 검증도 가능해져 하루 만에 700개 케이스를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외부 클라우드 대신 자체 HPC 인프라를 구축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품 설계 도면과 검증 데이터 등 핵심 기술 자산을 내부에서 처리해 보안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규모 해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디지털 트윈을 제조 혁신의 핵심 수단으로 앞다퉈 도입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제조 경쟁력 격차를 벌리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완제품 사업에서는 검증 기간 단축이 신제품 출시 속도와 직결되는 만큼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HPC 기반 시뮬레이션 역량이 단기적인 개발 효율화를 넘어 데이터·해석 인프라에 대한 선제 투자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앞서 2030년까지 국내외 모든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HPC 서비스는 디지털 트윈을 개발 현장의 일상적인 업무 방식으로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가상 검증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정확도와 적용 범위가 함께 넓어지는 만큼 삼성전자의 디지털 전환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최지은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지은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