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 미니멀리즘 탈피…제품별 개성·선택지 확대
포르치니 "개인의 감수성은 고유"…UX·연결 경험 확장

삼성전자(250,000원 ▼500 -0.2%)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전면에 내건 새로운 디자인 원칙을 제시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품 외관은 물론 사용자경험(UX)과 기기 간 연결성까지 다변화해 완제품(세트) 부문의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마우로 포르치니(Mauro Porcini)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CDO(최고디자인책임자) 사장은 3일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디자인 마이애미 서울 2026'에서 "좋은 디자인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디자인 원칙으로 '디자인은 사랑의 표현(Design is an Act of Love)'을 제시했다. 그는 "기술 산업을 디자인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 언어가 획일화돼 있다"며 "TV와 휴대전화, 냉장고, 웨어러블 등 대부분의 제품이 미니멀리즘이라는 공통된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획일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표현적 디자인(Expressive Design)'을 추진한다. 기능과 시각적 독창성, 감성적 요소를 제품별로 다르게 구현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게 목표다. 포르치니 사장은 "사람은 모두 다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며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젠틀몬스터와의 협업도 웨어러블을 패션 아이템처럼 활용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례"라고 부연했다.
첫 적용 사례는 프리미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인 SH95다. 얇은 OLED 패널이 프레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플로트 레이어 디자인'을 적용하고 프레임을 교체해 제품을 개인화할 수 있도록 했다. 포르치니 사장은 "이 제품은 TV 디자인을 진화시키는 첫 단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디자인 전략을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AI 시대에도 창의성의 주체는 인간이라는 게 포르치니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AI만 주도하게 되면 결과물이 서로 비슷해질 수 있다"며 "AI는 경쟁사의 AI나 다른 브랜드의 AI와 같을 수 있지만 개인의 감수성은 고유하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인간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확장하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창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철학은 이번 전시에서 실제 작품으로 구현됐다. 14명의 작가가 삼성전자 제품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한 뒤 AI와 상호작용하며 작품을 변환·재해석해 선보였다. 인간의 감수성과 AI의 기술적 가능성을 결합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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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치니 사장은 AI 적용으로 제품 자체가 변화하는 만큼, 이에 맞춘 새로운 디자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대표적인 변화 제품으로는 TV를 꼽았다. 그는 "TV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에서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AI 기기이자 동반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AI 시대에 맞는 산업디자인과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CDO 조직은 제품 외관을 넘어 UX와 AI 서비스, 기기 간 연결 경험까지 디자인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르치니 사장은 "디자이너는 단지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경험을 디자인한다"며 "제품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뿐 아니라 매장과 행사, 디지털에서의 경험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접근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