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아파트 옥상에 LG전자 히트펌프 빼곡…'공간'으로 유럽 공략

네덜란드 아파트 옥상에 LG전자 히트펌프 빼곡…'공간'으로 유럽 공략

로테르담(네덜란드)=김남이 기자
2026.09.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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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대표 지속가능 주거 아파트에 '히트펌프+버퍼탱크' 솔루션 102대 공급
매장도 유럽 가정 집 본뜬 '공간 솔루션' 적용...리모델링 후 매출 20% 증가

LG전자가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아파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써마브이 실외기 모습.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아파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써마브이 실외기 모습. /사진제공=LG전자

지난 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심지에서 남동쪽으로 차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리더케르크(Ridderkerk). 낮은 주택 사이로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가 모습을 보였다. 4개동, 102가구 규모의 아파트는 외관이 대부분 모습을 갖췄지만 내부에서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되 기초와 지하 구조물은 최대한 살리고 그 위에 목재 중심의 아파트를 새로 짓는 방식이다. 건설 과정부터 입주 이후 생활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지속가능 주거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올해 말 순차적으로 완공되는 이 단지는 공공임대 형태의 사회주택으로 활용된다.

LG전자가 공급한 히트펌프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핵심 설비 중 하나다. 공사 중인 세대 안으로 들어서자 LG전자의 히트펌프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버퍼탱크는 LG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오소(OSO)의 제품이다.

LG전자가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아파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LG전자가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아파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공사 현장 모습 /사진=김남이 기자

이곳은 LG전자가 써마브이와 OSO의 온수 솔루션을 결합한 B2B(기업간거래) 패키지를 유럽에서 100대 이상 수주한 첫 사례다. 아파트가 적은 네덜란드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수주다. 세대 내부를 둘러본 뒤 옥상으로 올라가자 LG전자 로고가 붙은 히트펌프 실외기가 줄지어 있었다.

써마브이는 화석연료 대신 외부 공기에서 얻은 열에너지로 난방과 냉방, 생활 온수를 공급한다. 소비 전력의 약 4~5배에 해당하는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보다 에너지 소비를 약 40~60% 줄일 수 있고 영하 15도에서도 난방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버퍼탱크는 히트펌프가 만든 온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난방 회로에 공급한다. 난방 수요가 달라질 때마다 히트펌프가 가동과 정지를 반복하는 것을 줄여 컴프레서의 부담을 낮추고 효율과 수명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LG전자가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아파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아파트에 내부에 설치돼있는 히트펌프와 버퍼탱크. /사진=김남이 기자
LG전자가 네덜란드 리더케르크의 102세대 아파트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와 스테인리스 버퍼탱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 사진은 아파트에 내부에 설치돼있는 히트펌프와 버퍼탱크. /사진=김남이 기자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는 "유럽 고객의 요구도 냉난방과 온수, 열 저장과 제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바뀌고 있다"며 "버퍼탱크뿐 아니라 다양한 탱크 라인업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온수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에는 단순한 제품 공급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히트펌프와 버퍼탱크 업체를 각각 찾아 발주·관리해야 했다. LG전자는 두 제품의 용량부터 배관·제어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 시공과 사후관리의 효율성을 높였다. B2B 사업의 새 영역을 개척한 셈이다.

특히 네덜란드는 신축 주택에 가스를 사용하지 않도록 의무화하면서 히트펌프가 가스보일러를 대체할 핵심 설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난방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히트펌프에 관심도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프랑스·스페인 등 남유럽 5개국 10만가구 이상에 히트펌프를 공급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가 제품을 넘어 '공간'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모습은 로테르담 도심의 전자제품 매장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로테르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전매장 한쪽에 실제 집을 옮겨놓은 듯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주방과 거실, 세탁공간을 갖춘 LG전자의 유럽 첫 '공간 솔루션' 매장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전자제품 매장 ‘미디어마크트 테크빌리지 로테르담’의 LG전자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과 대화 중인 모습. 약 22평 규모의 매장 안에는 주방, 거실, 다용도실 등 유럽 생활 환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고효율 가전제품이 전시돼 있으며, LG 씽큐(ThinQ)와 연계한 호미(Homey) 중심의 AI홈 솔루션 체험도 가능하다. /사진제공=LG전자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전자제품 매장 ‘미디어마크트 테크빌리지 로테르담’의 LG전자 매장에서 직원이 고객과 대화 중인 모습. 약 22평 규모의 매장 안에는 주방, 거실, 다용도실 등 유럽 생활 환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고효율 가전제품이 전시돼 있으며, LG 씽큐(ThinQ)와 연계한 호미(Homey) 중심의 AI홈 솔루션 체험도 가능하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말 매장을 73㎡(약 22평)로 기존보다 3배 가까이 넓히고 제품 진열 중심에서 생활공간 형태로 전면 개편했다. 온라인에서 가격과 사양을 비교하는 것을 넘어 여러 제품이 실제 집에서 어떻게 연결돼 작동하는지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제이 로머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마케팅 매니저는 "온라인에서는 소비자들이 사양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지만 제품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들어오는지는 경험하기 어렵다"며 "이곳에서는 LG 기술이 자기 집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명이 끝나자 실제 시연이 이어졌다. 창문을 열자 센서가 이를 감지해 에어컨을 자동으로 껐다. 세탁이 끝나면 거실 조명이나 디스플레이가 이를 알려준다. LG 씽큐(ThinQ)와 LG전자가 인수한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Homey)를 연결해 서로 다른 브랜드의 기기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서 움직이도록 했다.

'공간'을 보여주자 매출도 움직였다. 지난해 11월 말 리모델링 이후 LG전자 제품 매출은 전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LG전자는 반응이 좋자 공간 솔루션 매장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직접 경험한 뒤 제품 하나를 사려던 고객이 두 개를 구매하거나 온라인에서 제품을 보던 고객이 매장에서 구매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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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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