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헤 가문의 4대에 걸친 시계사랑

한 개에 최고 3억원을 호가하는 명품시계 '아 랑헤 운트 죄네(A.Lange & sohne)'의 공장은 독일의 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아 랑헤 운트 죄네'는 스위스의 명품들보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쉐론 콘스탄틴, 브레게, 파텍필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최고 명품 반열에 올라 있다.
독일의 남부 도시 드레스덴에서 차로 약 20분 가량 떨어진 작센주 글래슈떼는 세계 최고의 명품 시계를 만드는 곳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소박한 시골 마을이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생산라인에서 기술자들은 세밀한 작업에 몰입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홍보 담당 엔베르 니켈 씨는 "아 랑헤 운트 죄네의 모든 시계는 판형 제작을 제외하곤 완벽히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 개를 만드는 데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4대에 걸쳐 내려온 랑헤 가문의 영욕의 세월이 시계에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아 랑헤 운트 죄네의 전신인 '랑헤 운트 씨'는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헤에 의해 1845년 설립됐다. 이때 글래슈떼는 독일 내 가장 훌륭한 시계제조 메이커들이 모인 중심부였다. 오늘날 아 랑헤 운트 죄네라는 이름은 아돌프 랑헤의 아들인 리차드 랑헤에 의해 1868년 탄생됐다.

'죄네(Sohn)'라는 독일어는 아들이라는 뜻이다. '랑헤와 그의 아들'이 시계 브랜드다. 단지 랑헤라는 이름뿐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아들이 함께 들어간 브랜드는 '시간'에 대한 랑헤 가문의 철학을 보여준다. 완전한, 최고의 시계를 만들어내는 데 자기 세대에 그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 아 랑헤 운트 죄네는 소련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접수됐다.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던 랑헤 가문과 그들의 시계회사는 1924년 아돌프 랑헤의 4세이자 현 회장인 발터 랑헤에 의해 다시 일어서게 된다.
오직 기술 개발과 혁신에만 집착한 발터 랑헤는 1990년 독일 통일과 함께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아 랑헤 운트 죄네를 오늘날 세계 최고 브랜드로 우뚝 서게 했다.
온통 수작업 일색인 생산 라인을 돌면서 가장 궁금한 건 역시 가격이었다. 니켈씨는 "최저 1만5200달러에서부터 26만5400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우리 돈으로 2000만원에서부터 가장 비싼 건 3억4500만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시계 제조 기술의 척도를 나타내는 뚜르빌용(Tourbillon)은 3억여원(23만5600~26만54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어지간한 독일 명차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독자들의 PICK!
그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니켈씨에게 명품 시계의 대명사격인 롤렉스와 비교해서 물었다. 니켈씨는 "롤렉스는 보통 브랜드(normal brand)"라고 짧게 말했다. 그는 "파텍 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브레게 정도가 아 랑헤 운트 죄네와 비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