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동산 신세계 vs 파주출판단지 롯데..자존심 건 고객유치 경쟁
지난해 3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특별한 지시'를 내렸다. 경쟁사인 신세계에 뺏긴 파주 통일동산 아울렛 부지 소유권을 원 상태로 돌려놓으라는 것이었다. 이 부지는 원 소유주 CIT랜드가 롯데와 임대계약을 맺고, 정식 토지 거래 협상을 벌이던 중이었다. 그러나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CIT랜드는 전격적으로 신세계와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신 부회장 지시에도 불구, 일단 신세계로 넘어간 토지 소유권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때부터 롯데는 전사적으로 다른 부지 물색에 나서 9개월여 만에 파주출판산업문화단지에 수도권 최초의 아울렛 부지를 확보하게 됐다.
롯데 부지 확보는 신세계와의 '파주대첩'을 예고한다. 신세계는 이미 올 연말 개장을 목표로 파주 통일동산에서 아울렛 공사를 벌이고 있다. 롯데도 계획대로라면 2012년 하반기께 파주출판단지 아울렛 개장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명품 아울렛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롯데와 신세계의 격돌이 파주에서 전개된다.
◇롯데, 풀 수 없는 '파주의 추억'=롯데는 파주출판단지 3만9335㎡(1만1919평) 땅을 3.3㎡(1평)당 422만 원에 샀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교외형 아울렛 부지는 땅값이 3.3㎡당 150만 원을 넘으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신세계도 통일동산 부지를 평당 120만 원대에 구입했다. 롯데는 손익분기점의 약 3배에 달하는 비용을 치르며 부지를 확보한 셈이다. 유통업계에선 롯데가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는 2008년 1월, 통일동산 아울렛 부지를 놓고 소유주인 CIT랜드와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곧바로 정식 매매계약도 추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협상이 진전이 없자 CIT랜드는 전격적으로 롯데 대신 신세계에 땅 매입을 요청한다. 신세계는 롯데보다 비싼 평당 120만 원을 제시하며 일사천리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롯데는 점찍어 놓은 땅을 신세계가 매입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룹 내부에선 신 부회장까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고 전해질 정도다. 이때부터 롯데는 신세계 통일동산 부지보다 더 좋은 아울렛 부지를 찾기 위해 뛰어다녔다. 롯데백화점 이철우 사장은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통일동산보다 좋은 위치에 아울렛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롯데-신세계, 전국서 아울렛 격돌 예고=롯데와 신세계의 아울렛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포화상태를 앞둔 상황에서 프리미엄 아울렛 시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2008년 말 개장한 롯데 아울렛 김해점은 1년만에 매출액 1700억 원을 올리며 급성장하고 있다. 여주 신세계-첼시 아울렛도 지난해 매출액 2300억 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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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롯데와 신세계의 아울렛 입점은 서로 겹치지 않았다. 그러나 파주를 시작으로 앞으로 양측이 비슷한 위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장하며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 아울렛이 선보인 이래 처음으로 동일 지역(파주)에서 유통 맞수가 맞붙게 됐다"고 했다. 이 외에도 신세계는 부산 기장군에 아울렛 개장을 검토하고 있어 롯데 김해점과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롯데는 올해 8월 대구 율하점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대구 봉무점, 부여점, 제주점, 파주점 등을 잇따라 오픈할 예정이어서 롯데와 신세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은 전선이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