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바지가 나에겐 웰빙이더라” - 전)명동 빈폴매장 점장 정종훈 씨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30여 년간 정장이 인생의 유니폼이었다. 그의 세대 모두가 그렇듯 직장과 일 말고는 한눈 팔 틈이 없이 달려온 인생이었다. 옷이라면 속옷부터 코트까지 아내가 골라주는 대로 입었다. 그런 그가 나이 52세에 청바지를 입었다. 아내의 권유도 본인의 호기심도 아니었다. 처음 청바지를 입을 때의 마음은 ‘생존’ 하겠다는 절박함이었다고 한다. 정종훈 씨가 청바지를 입게 된 사연은 이렇다.
삼성물산에서 25년을 재직하고 그는 명동 제일모직 신사복 매장의 점장으로 일하게 되었다. 92년 이 매장은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제일모직의 새로운 브랜드 ‘빈폴’ 매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뒤 평생 신사복 정장으로 일관해온 그의 패션에도 일대 ‘혁명’이 일어나게 되었다.
“매장에 걸린 옷들은 한 번 입어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죠. 저런 것도 옷인가 싶기까지 했어요. 이렇게 낯선 물건을 팔아야한다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정종훈 씨의 마음속에는 ‘물건을 팔자면 누구보다 내가 그 물건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상도가 있었다. 그는 본인이 정장을 입고서는 이 옷들을 팔 수 없다고 확신했다. 물론 그가 고객을 직접 상대하고 옷을 팔 일은 없겠지만,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알고 그들을 상대하려면 나부터 젊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매장 직원에게 상품 중 적당한 옷을 골라달라고 부탁을 했다. 직원이 골라 준대로 웨스틴 스타일의 셔츠에 청바지를 입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52세였다.

바람났냐는 딸의 눈총도 받아
출근할 때 입고 온 정장을 벗어두고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퇴근을 하자 집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나이가 몇 살인데, 제정신이냐”는 부인, “혹시 바람난 게 아니냐?”며 눈을 흘기는 딸을 보며 섭섭한 마음도 일었고, 정말 이상한가 싶어 걱정도 됐다. 매끄러운 정장 바지에 익숙한 몸에 청바지는 포대자루 입은 듯 불편하기도 했다. 청바지에 비교하자면 정장 바지는 파자마처럼 편했다.
그래도 그는 청바지를 계속 입었다. 본사에 회의를 하러 들어갈 때도 청바지 패션을 고수했다. 다행히 회사에서는 훨씬 반응이 좋았다. 직원들은 “10년 전에 처음 뵀을 때보다 젊어 보인다.”며 칭찬을 해줬다.
처음에는 옷감이 딱딱하고 재단도 익숙하지 않아 걷기도 불편할 지경이었지만, 입다보니 몸이 익숙해지고 청바지의 장점이 점차 눈에 들어왔다. 뱃살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청바지를 입어서 멋지려면 배가 나와선 안 되는 걸 알았다. 몸에 살이 붙으면 청바지는 바로 신호를 보내왔다. 젊은 시절에 해외 지사 근무를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열량이 높은 서양 음식을 즐기는 편이었지만, 청바지를 입기 시작한 뒤로는 한식을 즐기게 되었고 아침,점심은 거하게 먹어도 저녁은 간단하게 먹는 등 식사 조절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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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입기 시작한 뒤로 허리둘레가 96에서 80으로 줄었다. 정종훈 씨는 “청바지가 나에겐 웰빙”이라고 명쾌하게 말한다. 옷을 폼 나게 입으려니 저절로 운동하고 건강식 먹고, 식사 조절하게 되더라는 얘기다.
나이를 10살 줄여주는 옷
“우리 또래는 마음만은 청춘이라도 스스로를 위로하는 이들이 많죠. 하지만 젊어지기 위해서 노력하면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네요. 청바지를 입으면서 나이를 10살 빼고 살게 되었습니다.”
나이 60살까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젊은 취향의 의류 브랜드 매장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은 청바지에서 나왔다. 생존을 위해서 입어야겠다는 게 시작이었지만, 청바지가 참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매장의 젊은 직원들은 5년, 아니 10년은 더 일할 수 있는 ‘청춘’이라고 그의 퇴직을 아쉬워했다. 육체의 나이보다 정신의 나이가 중요하다. 자신의 몸을 돌보고,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하려는 정신은 육체의 시계도 거꾸로 돌려놓을 수 있다. 정종훈 씨를 보면서 새삼 깨닫는다.
1. 청바지

통기타에 청바지로 낭만의 20대를 보냈던 사람들도 40대를 지나면서 넉넉하고 편한 슈트에 익숙해진다. 청바지를 입어보고 싶지만, 몸은 변했고 청바지는 불편하다. 청바지는 점점 옷장 구석으로 밀리다가 결국 쓸쓸하게 분리수거함에 들어가게 된다. 아니다, 옷장에서 청바지만은 버리지 말라. 청바지는 변치 않는 젊음의 상징이다. 옷장에 청바지가 없다면 이미 젊음을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다.
청바지를 입는 중년층이 늘고 있다. 중년층을 대상으로 출시된 진은 20~30만 원대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는 사람들은 “바지 하나로 10년 젊어지는데 이 정도 투자 못하겠느냐”고 말한다. 캐주얼 의류 시장에서 40~50대 중년층 고객의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멋을 아는 중년들이 청바지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바지가 좋다, 너무 좋다 청바지는 낡고 오래된 느낌이 들수록 멋져지는 희한한 옷이다. 게다가 입는 사람이 나이가 있고 중후할수록 더 멋스러워진다. 가수 양희은은 청바지가 참 잘 어울리는 중년이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만으로도 멋스럽다. 양희은은 영원히 양희은이지 아줌마나 할머니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녀에겐 청바지가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청바지는 구김이 없고, 때도 잘 타지 않는다. 한 벌을 사서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다. 오래 되면 딱딱하고 갑갑한 느낌이 없어져서 더 좋다. 청바지는 오래된 것과 참 궁합이 잘 맞는다. 오래된 것을 만나면 더 멋져지는 젊음의 묘약 같은 옷이다.
청바지를 입으면 젊고 편안한 이미지가 생긴다. 바지뿐 아니라 상의와 패션 소품까지 젊은 취향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운동화를 신을 수 있고, 머리에 비니를 쓸 수 있다. 상의와 가방, 액세서리까지 청바지와 함께 모두 달라진다. 흰 셔츠나 흰 티셔츠에 청바지는 대머리든, 배가 나왔든 누구나 시도할 수 있고 또 누구나 멋지게 어울리는 코디다. 청바지는 너무 좋다. 청바지에 대해서만은 비싼 것 싼 것 가리지 말고, 어떻게 입을지 코디를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입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중년에게 꼭 맞는 청바지 고르는 법, 입는 법을 소개한다.
청바지가 쉬워지는 3가지 방법

데님은 기획부터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중년이 소화하기 힘들다. 그러나 어느 브랜드나 밑위길이도 적당하고 워싱이나 장식이 과하지 않은 디자인이 한두 가지씩은 있다.
첫째, 원단이 얇은 것으로 선택한다. 정장 바지에 익숙해진 사람이 처음 청바지를 입으면 딱딱하고 거친 감촉 때문에 불편하다. 원단이 뻣뻣한 소재보다는 신축성이 좋은 것을 고르면 착용감도 좋고 활동성도 높아진다.
둘째, 골반형을 입어라. 배꼽 5cm 밑에 허리선이 오도록 바지를 걸쳐 입자. 청바지는 원단이 두껍기 때문에 배를 전부 덮는 디자인은 불편할 수 있다. 젊은 층에서 인기 있는 이른바 ‘힙합바지’는 처음에는 불편한 듯해도 한두 번 입어보면 편안함에 빠지게 된다. 어떤 바지든 배꼽으로 올리지 않고 골반에 걸치면 된다. 밑위길이가 짧은 로 라이즈(low rise), 힙합바지가 부담스럽다면 밑위길이를 약간 늘려 배꼽선과 골반 중간에 벨트 라인이 생기는 반 골반형 상품을 선택해도 좋다. 단 바지 하리를 배꼽 위까지 끌어 올려 입는 ‘배바지’ 만은 피하자.
배가 나오기 시작하면 불룩 나온 배를 감추기 위해 바지 허리선을 자꾸 따라 올리게 된다. 일명 ‘배바지’를 입게 되는 것이다. ‘배바지’를 입으면 다리가 길어 보이고, 나온 배도 커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그 반대다. ‘배바지’는 허리를 늘리기 위해 허리선의 다트 개수가 늘어나고 따라서 바지통도 넓어진다. 결국 허벅지 부분은 벙벙하고 발목으로 이어지는 선은 좁아지는 항아리 모양의 바지가 되어 버린다. 라인은 없어지고 다리는 더 짧아보이게 된다. 항아리 모양으로 허벅지 부분이 펄렁거리는 바지는 장동건, 정우성이 입는다 해도 멋스럽게 보일 수 없다.
바지 허리선을 배꼽 5cm 아래로 잡아 내리자. 앞에서 볼 때는 배 아래로, 뒤에서 볼 때는 엉덩이 위가 되도록 바지를 사선으로 입는 것이다. 다트 한 개만 줄어도 바지의 라인이 살아난다. 바지를 배 밑으로 내렸기 때문에 허리둘레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허리둘레가 줄면 바지통도 따라서 준다. 좁은 바지통은 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날씬한 다리를 부각시켜 줄 것이다. 배에 시선이 가기 때문에 다른 결점, 예를 들면 적은 머리숱이나 상대적으로 굵었던 팔도 얇아 보이는 착시를 노릴 수 있다.
셋째, 청색이 아닌 색으로 시작하라. 청색이 부담스럽다면 그레이 계열의 청바지가 무난하다. 최근 블루톤의 정통 진 외에 그레이와 블랙 청바지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런 색은 정장 바지와 톤이 비슷하기 때문에 처음 진을 입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입을 수 있다. 청색의 정통 진을 입을 경우는 워싱 처리가 심하게 된 것은 부담스럽다. ‘원워싱(one washing)’이라고 해서 원단 색상이 그대로 보전되는 짙은 빛깔의 데님을 추천한다.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하고 싶다면 밝은 색과 짙은 청색 2가지를 구비해두면 좋다.
체형별 청바지 고르는 법
중장년층 남성의 경우 유행에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몸매에 어울리는 청바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매에 맞는 청바지 고르는 법을 알아보자. 다리가 짧은 체형은 밑단이 나팔 모양으로 벌어진 부츠컷 스타일을 선택하면 다리가 길어 보인다. 상의의 끝선이 벨트 라인에 닿도록 입으면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배가 나왔다면 지퍼 형태로 잠그는 청바지보다 단추로 잠그는 청바지가 좋다. 단추로 잠그는 청바지는 지퍼보다 단단하게 아랫배를 눌러주는 효과가 있다. 엉덩이가 큰 체형이라면 밑위길이가 짧아서 힙이 올라가 보이는 스타일이 좋다. 포켓으로 엉덩이를 가려주는 스타일도 좋다.
키가 작고 뚱뚱하다면 접어 올려 입는 바지나 엉덩이가 꼭 끼는 스타일은 피한다. 보통 체형 중에서도 엉덩이 모양에 따라 살이 많으면 주머니가 작은 것을, 살이 없으면 주머니가 크고 버튼이 달린 것을 선택한다. 마른 체형을 가리기 위해 펑퍼짐한 청바지를 입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청바지는 원단이 힘이 있기 때문에 마른 체형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하다. 풍성한 디자인 보다는 일자로 떨어지는 날렵한 디자인이나 부츠 컷이 낫다.
청바지든 면바지는 캐주얼용으로 입는 바지는 앞 주름이 없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앞 주름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바지통이 넓어진다. 주름이 없는 일자바지를 입을 때 다리가 가장 길어 보인다.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게스 등이 일반적으로 중년에게 적합한 브랜드다.
청바지와 환상 궁합 : 블랙재킷, 가죽재킷

청바지는 티셔츠, 셔츠, 니트, 재킷 등 다양한 상의와 함께 입을 수 있다. 청바지를 입으면서 상의에 재킷을 코디하면 지나치게 캐주얼하거나 어려 보이지 않으면서 젊은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청바지에 재킷을 코디할 때는 풍성한 박스형 보다는 허리선이 들어간 날렵한 디자인이 어울린다. 블랙 재킷은 청바지와 가장 잘 어울리고 멋스러운 아이템. 재킷 속에는 화이트 셔츠, 솔리드 칼라의 피켓 셔츠 등이 어울린다. 지나치게 무늬가 복잡하거나 색깔이 많이 들어간 셔츠만 피하면 된다.
가을과 겨울 사이, 간절기에 청바지가 가죽 재킷과 만나면 그야말로 젊음의 상징이 된다. 가죽과 청은 둘 다 오래될수록 멋이 나는 소재. 한때 반항하는 젊은이의 상징이었던 모터사이클 재킷과 찢어진 청바지는 잊자. 테일러드 칼라의 클래식한 재킷부터 허리가 짧고 터프한 느낌의 블루종, 지퍼?셔링?버클 등의 장식이 화려한 모터사이클 재킷 등 다양한 가죽 아우터들이 남녀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가죽의 소재나 컬러도 다양해졌다. 어떤 디자인이건 청바지와 더 없이 잘 어울린다. 옷장 속에 잠자고 있는 가죽 재킷이 있다면 당장 수선집으로 가져가자.
젊어 보이겠다는 의욕이 넘쳐 상의를 원색으로 입으면 소화하기 어렵다. 밝은 인상을 주려면 파스텔 계열이 더 효과적이다. 젊으면서도 품격 있는 중년의 멋을 과시하고 싶다면 회색, 브라운, 블랙 등 차분한 컬러를 매치하면 된다. 정장용 벨트는 청바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갈색이나 검은색 무광 캐주얼용 허리띠를 하자. 신발 역시 정장용 구두보다 스니커즈가 어울린다. 색상이 밝은 것은 소화하기 어려우므로 검은색이나 갈색 스니커즈로 무난하게 매치해도 좋다.
재킷 없이 완전히 캐주얼하게 입을 때, 체크 셔츠나 솔리드 셔츠, 프린트가 있는 티셔츠를 바깥으로 빼서 입는다. 신발은 심플한 디자인의 화이트나 베이지색 운동화가 좋다. 정장과는 반대로 양말은 목이 짧은 것으로 신는다. 양말을 신지 않고 스니커즈나 로퍼를 신기도 한다.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캔버스도 가볍게 소화해보자. 10년 젊어 보이는 아이템이다. 양말을 신지 않을 경우에는 특히 발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단, 이런 청바지 차림은 곤란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청바지에서 절대 피해야 할 것은 바지를 배꼽까지 끌어올려 입는 ‘배바지’다. 아무리 좋은 체형에, 비싼 브랜드의 바지라도 ‘배 바지’로 입으면 촌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다음으로 잊지 말아야 할 것 한 가지. 청바지, 청재킷, 청셔츠는 따로 입어야 한다. 각각은 멋진 아이템이지만 함께 입으면 촌스럽다. 몸에 붙는 느낌이 싫다고 항아리 모양의 청바지를 입는다면 입지 않는 편이 낫다.
중년용 디자인으로 나왔다 해도 청바지는 정장 바지보다는 훨씬 몸에 붙는 옷이다. 트렁크를 입으면 바지 모양새가 살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아 엉덩이가 끼고 조이는 느낌이 들더라도 브리프나 드로어즈를 입는 것이 좋다. 사실 환기나 편안함을 생각하면 트렁크는 포기하기 어렵다. ‘딱, 10살 젊어진다.’는 주문을 걸자. 몸에 붙는 팬티가 주는 불편은 너그럽게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캐주얼 바지나 마찬가지지만 청바지에 있어서도 정장 벨트와 구두는 절대 함께 해선 안 된다. 청바지는 분명히 입기만 하면 10년 젊어지는 옷이다. 하지만 정장 구두를 신고, 정장용 벨트를 하면 제 아무리 청바지라도 10년 젊어지는 마법의 주문은 깨진다.
올 가을 청바지 아이템 하나로 나이 줄이기에 도전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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