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의 명품 브랜드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 들어 더 높아지면서 브랜드별 선호도까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일본인의 사랑에 힘입어 루이비통이 외국인 선호도 1위를 차지했으나, 올 들어선 에르메스와 샤넬이 새로 부상했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구매력이 큰 중국인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고가 라인의 브랜드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中 매출 비중 더 높아져=백화점 명품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인 고객 비중은 지난해 일본인을 제친 이후 올들어 더 높아지고 있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북 상권의 대표 매장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선 외국인 명품 매출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이 지난해말 기준 절반을 차지했는데, 올 3월말 현재 54%까지 높아졌다. 반면 일본인의 비중은 지난해말 20%에서 18%로 낮아졌다.
중국인 명품 고객의 증가 추세는 강남권 백화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경우 올들어 3월까지 중국인의 명품 구매 비중은 55%로 지난해 42%보다 무려 13%p 상승했다. 반면 일본인 비중은 지난해 44%에서 올해 31%로 12%p하락했다.
올들어 3월까지 현대백화점에서 중국인에게 발생한 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71% 늘었다. 이는 일본인이나 미국인에 비해 2,3배나 높은 증가율이다.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비슷하다. 올들어 3월까지 외국인 누적 매출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9.4%p 상승한 반면, 일본인의 비중은 같은기간 1.5%p 떨어졌다.
중국인은 구매 금액 단위도 크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중국인의 일일 평균 구매금액이 1000만~1500만원에 달한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명품은 물론이고 고가의 한국산 의류 브랜드 등을 한꺼번에 사들여 일본인에 비해 훨씬 씀씀이가 크다"고 말했다.
◇中 에르메스·샤넬 선호 두드러져=중국인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의 선호 명품 브랜드도 달라지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선 지난해 루이비통이 브랜드별 매출 비중이 20.8%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티파니(15.7%) △에르메스(13.7%) △까르띠에(10.1%) △고야드(7.3%) 등이 '톱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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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들어 3월까지 매출 '톱5'에선 일본인이 주로 선호했던 루이비통(11%)로 2위로 처지고 에르메스가 19.3%로 1위에 올라섰다. 이어 까르띠에(10.3%), 명품보석(8.2%), 디올(6.8%)의 순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명품보석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인 쇼핑객이 선호하는 브랜드"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중국인의 명품 구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1분기의 톱브랜드 선호도가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소공동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 백화점에서 중국인은 샤넬을 최고의 명품 구매 목록으로 올려놓았다. 루이비통은 3위에 머물며 불가리에도 뒤쳐졌다. 이어 4,5위는 구찌와 랑방이 차지했다. 일본인의 경우엔 여전히 루이비통을 가장 선호했다.
◇초고가 에르메스 약진 왜?=중국인 선호 브랜드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에르메스의 약진이다. 에르메스는 가방 가격이 600만~2억원대로 돈을 지불하고도 한참 동안 대기해야 살 수 있는 명품 중에서도 고가에 속하는 명품이다. 평균 가격대나 희소성 측면에서 루이비통과 샤넬보다 한수 위로 꼽히는 브랜드다.
이는 중국인 관광객의 명품 구매성향이 대중적인 '맥럭셔리(Mcluxury·맥도날드 햄버거처럼 명품이 흔해졌다는 의미의 신조어)'에서 '위버럭셔리(Uberluxury·명품 가운데 고급과 고가를 추구하는 명품)' 브랜드로 이동했다고 짐작 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인에게 에르메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 안동연 패션스쿨 모다랩 학장은 "대부분 브랜드의 잡화라인은 중국 등 제3국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을 택하지만 에르메스는 유일하게 프랑스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마도 중국인의 경우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브랜드가 아니기에 에르메스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