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마트-백화점' 기업분할 이후 정유경 부사장과 '투톱'체제 관측 일축
"5월 기업분할 이후에도 지배체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은 28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열린 개점 27주년 기념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신세계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으로 분할되면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백화점은 정 부회장의 여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이 각각 맡아 경영할 것'이라는 유통업계와 시장의 관측을 일축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어 "신세계의 의사결정은 이명희 회장과 구학서 회장, 제가 지금과 똑같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정 부사장은 디자인 등 전문적인 업무 차원에서 경영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에서 이 회장과 구 회장은 큰 틀에서 경영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업 분할 이후에도 정 부회장의 사실상 `원톱`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의 기업 분할 이후 지배구조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는 다음달 3일 이마트와 백화점으로 기업분할 등기를 앞두고 있는데, 업계에선 이를 두고 정 부회장과 정 부사장의 '투톱 경영'체제를 위한 후계구도 재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확고한 정 부회장 체제 안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제고하고, 핵심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이와 관련해 "(분할 이후) 이마트는 회사 자체가 할인점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종합유통회사로, 신세계백화점은 브랜드컴퍼니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사업 구조 속에서 그동안 오빠인 정 부회장에게 가려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정 부사장이 디자인 등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정 부회장을 도울 예정이다.
정 부사장은 미국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 출신으로 1996년 신세계 계열사인 조선호텔에 입사했다. 전공을 살려 호텔 리노베이션, 디자인 분야 업무를 했고, 아르마니 등을 해외 명품브랜드를 수입 판매하는 패션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맡아 진두지휘해왔다. 패션 멀티숍인 '분더숍'도 정 부사장의 작품이다. 그는 2009년 12월 신세계 부사장으로 승진, 경영 보폭을 한층 더 넓히며 입지를 강화했다.
한편, 이번 기업 분할 이후 기존 신세계 주식 1000주는 백화점 사업을 하는 존속회사 신세계 261주, 신설회사 이마트 739주로 각각 나뉘게 된다. 존속회사인 '신세계'의 발행주식은 오는 6월 10일 변경상장될 예정이며, '이마트'의 발행주식은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심사를 거쳐 재상장된다. 기존 신세계의 계열사들은 사업연관성에 맞춰 양사에 귀속된다. 분할 후 신세계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첼시, 광주신세계, 신세계의정부역사 등이 속하게 되며, 이마트에는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건설,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L&B, 이마트중국현지법인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