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교환 못해… 매장 직원들 '이니셜 서비스' 할당량도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10% 정도 없어졌다고 하지만 판매가격에 주는 영향은 실제로 5% 미만이다...(중략) 재료 가격인상에 맞추려면 오히려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
가격을 올리지 못해 `울고 싶은` 토종 식품업체들의 주장이 아니다. 루이비통코리아 조현욱 대표가 최근 발언한 내용이다. 이미 한-EU FTA 발효(지난해 7월)에 앞서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2월과 6월 두 차례나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한-EU FTA 발효로 관세가 사라지며 유럽산 와인 등은 줄줄이 가격을 내렸건만 유럽 명품만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조 대표의 발언에는 '루이비통 같은 명품은 아무나 사는 것이 아니고, 명품 가격을 아무리 올려도 살 사람은 산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실제 루이비통 매장이 입점한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마다 주말 피크 타임에는 10~20명씩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지만 루이비통코리아는 판매사원을 전혀 늘릴 기미가 없어 보인다.
손님마다 판매사원이 따라 붙는 1대1 응대 방식이라고는 하지만, 속내에는 살 형편도 안 되는 아이쇼핑 고객들에게 감히 매장을 둘러볼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루이비통코리아 매장 직원들이 제품을 사면 고객의 영문 이름 이니셜을 제품에 새겨주겠다고 제안하는 것도 알고 보면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비스(?) 차원보다는 이니셜을 박아 넣으면 환불이나 교환을 해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부 백화점에서 매출 부진으로 루이비통 자매브랜드인 펜디나 크리스찬 디오르 같은 매장 위치를 바꾸려 하면 맏형인 루이비통코리아가 나서 "그렇게 하지마라"고 압력을 넣는다는 것도 업계엔 이미 '알려진 비밀'(?)이다.
한국에서 매년 벌어들이는 수 백 억 원대의 순이익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챙겨가면서도, 국내 기부금은 수 천 만원이 고작인 루이비통코리아에게 상생이나 동반성장 같은 사회적 가치를 기대하겠단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이 눈치 저 눈치 보는 영업이익률 4~5%짜리 토종 제조업체들은 차치하고, 이 명품업체의 빳빳한 유세에 고객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누가 관심이라도 가져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