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성진 이마트 축산물 바이어 "유통단계 축소뿐 아니라 다양화돼야"
"유통단계를 줄이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최근 '송아지값 하락 파동' 등으로 쇠고기 가격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에서 16년간 축산물 업무만을 담당한 홍성진(43) 바이어는 "한우 값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선 유통단계 축소를 포함한 '유통구조의 최적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홍 바이어는 "개별 유통 단계도 간소화시켜야 하지만 유통채널이 시장 상황에 맞게 여러 곳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가격과 품질을 모두 조화시키는 유통구조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런 원칙에 따라 자체 가공 포장시설인 '이마트 미트센터'를 통해 쇠고기 상시 할인 체제를 갖췄고, 농가에 위탁해 한우를 직접 키우는 '위탁 영농' 체계도 구축했다고 홍 바이어는 소개했다. 또 충북 음성 축산물 공판장에서 경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매매 참가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홍 바이어는 음성 축산물 공판장에서 경매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했다. 기존 경매사들 입장에서는 대형 거래처 중 하나인 이마트가 경매에 직접 참가하는 것을 반길 이유가 없었다. 이마트는 이전까지 중간상인인 경매사나 축협을 통해 지육(도축된 소)을 공급받았다.
그나마 서울 가락동 축산물 시장이 음성으로 이동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물량이 줄어들어 대형 구매처가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경매참가가 가능했다. 홍 바이어는 복잡한 경매법을 주변 경매사들에게 어깨너머로 배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시간이 흘러 경매에 관한 노하우가 쌓이게 되면 이마트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바이어는 "경매에 직접 참가해 유통단계를 기존대비 1단계 줄여 한우 판매 가격을 7~10% 낮출 수 있었다"며 "덕분에 이마트의 한우 판매량이 늘고, 그만큼 더 많은 한우를 구입해 소비자와 이마트 공판장이 모두 상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다. 2010년 기준 이마트가 한 해 동안 구입하는 한우는 총 2만여두에 달한다. 하지만 직접 경매를 통해 구입한 한우는 월 평균 200두, 전체 이마트 구매량의 10% 수준이다. 이마트는 위탁영농과 직접경매를 통한 한우 구입 비율을 올해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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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바이어는 최근 송아지가 1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축산 농가들이 한우 사육을 꺼리는 상황이 앞으로 또 다른 '소값 파동'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우 사육두수가 적정 규모 이하로 내려가 역으로 오히려 한우 값이 급등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마트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한우 유통구조 개선이 앞으로 한우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한다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