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가 커피ㆍ베이커리 카페 사업의 전격 철수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의 결단이 그만큼 빨랐기 때문이다. 26일 호텔신라는 이부진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경영위원회를 열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부른 커피ㆍ베이커리 카페 사업 철수를 '전광석화'처럼 결정했다.
이부진 대표의 이처럼 빠른 결단은 비슷한 처지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오너3세들의 후속 반응에 시선을 쏠리게 한다. 현재 롯데그룹의 경우 신격호 명예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씨가 블리스 대표이사를 맡으며 베이커리전문점 '포숑'을 운영하고 있고,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조선호텔베이커리를 통해 베이커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부진 대표처럼 쉽게(?) 관련 사업 철수를 결정하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대표의 경우 직접적으로 관련 사업에 투자하지 않은데다 매출도 이미 주도하고 있는 사업에 비해 미미해 철수가 빨랐다는 것이다.
실제 호텔신라의 커피 베이커리 사업 담당 자회사인 보나비는 지분 100%를 호텔신라가 보유했다. 보나비는 지난해 매출액이 241억원 수준으로 연 매출 1조7000억원대인 호텔신라 규모로 볼 때 이 정도의 사업 철수 결정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그룹 오너 3세의 처지는 이렇게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신세계그룹 정유경 부사장의 경우 베이커리사업을 맡고 있는 조선호텔베이커리 지분을 40% 직접 소유하고 있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지난 2010년 매출액 1677억원, 당기순이익 18억원으로 이미 그룹 내에서 상당한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단순히 오너3세가 지분을 보유한 베이커리 기업이라는 이유로 해당 사업을 접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선윤 블리스 대표도 비슷한 상황이다. 장 대표는 블리스 지분을 70%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롯데쇼핑 소유다. 장 대표는 최근 그룹 오너 2~3세들의 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인식해 매장수를 줄이는 등 자체적으로 속도조절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블리스 외에는 오너 3세로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업을 맡고 있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끈다. 그룹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오너 3세와는 다른 처지로 최근 선보인 물티슈 사업을 빼면 현재까지 장 대표의 유일한 승부처는 블리스인 셈이다. 블리스는 지난해 5월 처음 매장을 오픈한 이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28억원으로 사업 초기 단계여서 같은 기간 2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