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우리는 여러 위험에 처해 있고 단기간에 상황이 좋아지기 어려워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남들보다 야무지게 일해야 한다."(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2014년 1분기 'CEO 메시지' 중)
탄탄대로를 달리던LG생활건강(254,000원 ▲1,000 +0.4%)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실적우려에 주가부진, CEO(최고경영자)를 둘러싼 리스크까지 겹치며 총체적으로 힘들어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05년 차석용 대표이사 취임 후 잇단 M&A(인수합병)로 몸집을 불리며 흑자 행진을 이어왔다. 매년 1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가 각각 4조5500억원(+5.2%)과 5200억원(+4.8%)으로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70만원을 넘보던 주가의 최고가 행진도 올해는 40만원대로 주저앉으며 2년6개월 전 주가로 회귀했다.
공교롭게도 이런 위기에 일부 계열사의 사업부문을 진두지휘하던 차 부회장마저 해당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그 배경에 대한 소문만 무성하다. 차 부회장은 지난달 주주총회 이후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회사 측은 대표이사직 사임과 차 부회장 거취는 연관이 없다며 선을 분명히 그었지만 시장 반응은 다르다. 차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차 부회장이 현재 맡고 있는 LG생활건강 대표이사직까지 내려놓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차 부회장이 지난해 말 LG생활건강 보유 주식 일부를 매각하며 이 같은 신변 정리설에 더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확대에 집중하던 차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있다"며 "실적 우려까지 겹친 상황에 '오비이락'처럼 그의 거취를 둘러싼 소문이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론의 진원지는 늘 다양하지만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것은 결국 실적이다. 올해는 LG생활건강이 성장 정체를 딛고 대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중요한 고비다.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야무지게' 일하자는 차 부회장의 독려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