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소금의 꽃' 천일염 생산지 신안 도초도 가보니

# 전남 목포의 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상쾌한 바람을 가로지르며 50여분을 달리니 도초도가 눈앞에 펼쳐졌다.
신안군 '천사(1004)의 섬' 중 하나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과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할 정도로 천혜의 자연 환경을 품고 있다. 배에서 내려 둘러보니 갯벌을 따라 염전들이 6월의 강렬한 태양빛을 반사하며 넓게 펼쳐져 있었다.
여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일염(天日鹽)' 생산지 중 한 곳이다. 천일염은 한자 그대로 '(일정 공간에 바닷물을 가두고)햇볕과 바람으로 자연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국산 천일염의 85%가 신안군 등 전남 서해안 갯벌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도초도는 그중에서도 더 차별화된 특징을 갖고 있다. 바로 식품 대기업인대상(19,650원 ▲270 +1.39%)이 도초도의 천일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상은 2009년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82명의 도초도 현지 생산자들과 공동으로 농업회사법인인 신안천일염㈜를 세웠다. 2008년 천일염이 45년 만에 법적으로 '광물'에서 '식품'으로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대상은 천일염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이성재 신안천일염㈜ 대표는 "천일염 생산자들과 수매계약을 맺어 확보한 원염을 저장하고, 그 일부를 국내 최초의 산지종합처리장에서 가공해 식품 원료로 만들어 '신안섬보배' 등의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도초도에서만 연간 1만5000톤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대상은 특히 전 세계 갯벌에서 생산하는 소금(45만톤) 중 단 0.0001% 뿐이라는 '소금의 꽃' 원염을 도초도의 한 염전에서 발굴했다. 대상은 이 소금의 꽃을 세계 최초로 상품화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일반 천일염에 비해 입자가 3~4배 크고 새 하얀 피라미드형 소금 결정이 뚜렷한 것이 천일염이다.

도초도 천일염은 기본적으로 최상의 환경 조건에서 만들어지는데다, 대기업의 위생적이고 고도화된 생산 기술이 더해져 품질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수출을 본격화해 '명품 소금'으로 꼽히는 영국의 '맬든'이나 프랑스 '게랑드'에도 뒤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도초도의 천일염 생산자들도 대상과 협력관계를 맺은 뒤부터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크게 만족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천일염 생산자 김복록씨는 "도초도에서 1년에 생산하는 천일염은 2만8000톤~3만톤인데 신안천일염㈜에서 기본적으로 수매하는 양만도 7000~9000톤으로 3분의 1을 처리해주고 있다"며 "판로 걱정을 하지 않고 생산자들은 좋은 소금만 만들며 돼 다른 섬의 생산자들이 부러워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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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다른 섬에서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이 터지면서 도초도 천일염도 이미지가 훼손된 것은 부담이다. 이 대표는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해 온 대다수 생산자들이 도매금으로 엮이는 것은 안타깝다"며 "대상은 현지인 고용과 세금 납부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상생하며 지역민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모델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