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스 '산화취'는 명백한 팩트다

[기자수첩]카스 '산화취'는 명백한 팩트다

오승주 기자
2014.09.05 06:45

오비맥주, 루머 진위 찾기보다 소비자 사과가 '우선'…'내탓 너탓' 자중해야

경찰이 하이트진로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오비맥주 '카스'의 '소독약 냄새' 논란이 제2라운드로 번지고 있다. 여름 내내 확산됐던 카스 소독약 논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산화취'로 최종 결론을 내리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으로 오비맥주 대 하이트진로의 진실게임처럼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소독약 카스' 논란을 처음부터 지켜본 기자 입장에서 오비맥주의 대응은 못내 아쉽다.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경쟁사의 잘못으로 사태 원인을 돌리려는 듯한 태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본 카스 사태의 본질은 '악취'다. 식약처는 소독약 냄새 카스 접수가 23건에 달했다고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있다. 캔과 생맥주, 병맥주를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신고가 들어왔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은 채 경찰 수사의뢰만 대응했다. 특히 수사의뢰 당시 적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각종 매체를 통해 '특정세력 주도' 등 누구나 봐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를 연상시키는 발언으로 '물 타기'에 집중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하이트진로가 아닌 하이트진로 소속 직원의 컴퓨터 등 수사에 필요한 부분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되자 오비맥주의 태도는 "하이트진로가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미확인 사실을 전달하는데만 급급하고 있다.

이는 오비맥주가 문제의 본질을 무시하고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야기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반발은 물론 오비맥주 스스로도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팩트'로 알리는 자충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오비맥주는 100% 지분을 안호이저부시 인베브가 소유한 외국계 기업이다. 외국계 기업은 특히 철저하게 확인된 사항만을 홍보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조직적 개입이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이를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명백한 팩트인 '산화취'의 원인과 중복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부터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라이벌 기업을 떠나 동업자로서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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