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공공의 적' 화랑곡나방 애벌레 침투로 매번 곤욕…강한 이빨로 컵라면 용기도 뚫어
식품업계가 나방 애벌레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컵라면 용기까지 뚫을 수 있다는 애벌레가 최근 초콜릿과 과자에서 연이어 발견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제과업체의 초콜릿 제품에서 발견된 애벌레는 '화랑곡나방' 애벌레로 지난해 11월 또 다른 제과업체의 막대형 초콜릿 과자에서도 발견됐다. 2010년에는 라면에서도 발견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화랑곡나방 애벌레는 5~10㎜ 정도의 새끼 손톱만한 크기로 구더기를 연상시킨다.
고려대 개체군 생태학 실험실에 따르면 이 애벌레는 초콜릿과 컵라면 등 각종 과자와 스낵류 등 포장용 비닐을 강한 이빨로 뜯고 침투해 내용물을 먹으며 성장한다. 화랑곡나방은 통상 곡류나 과일, 채소, 사료, 과자류 등에 알을 놓는데, 이 알이 장기간 생존해 있다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면 부화해 애벌레가 된다.

일부에서는 제조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화랑곡나방 애벌레는 식품업계의 '영원한 공공의 적'으로 불릴 만큼 뾰족한 예방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제조 과정 상 애벌레가 살아있는 채로 들어갈 순 없고 알 상태에서 부화하거나 유통 과정에서 애벌레가 포장을 뚫고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식품업계가 제조 과정상 이렇게 큰 애벌레가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초콜릿 등은 대부분 '고온살균' 처리를 거치기 때문이다. 과자 등 제품 생산은 배합과 정련(잘게 갈아주는 것), 콘칭(고열로 수시간 살균), 성형, 쿨링(식히는 과정), 금속검출기 통과, 포장 등의 제조단계를 거친다.
이중 배합 단계부터 철저한 위생 처리로 이물질이 들어갈 확률은 거의 없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정설이다. 이후 정련과 콘칭을 통해 재료를 가루로 만들고 살균도 이뤄지기 때문에 살아있는 채로는 애벌레가 나올 수 없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애벌레 형태로 살아있는 시기가 40일 정도이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들어갈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는 특히 화랑곡나방이 싫어하는 천연물질을 가공해 포장지 등에 입힌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화랑곡나방 애벌레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골칫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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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곤충 방제 관련 기업과 대학 등은 오래전부터 이 애벌레를 '저장식품의 페스트'로 이름 붙이고 관련 연구를 벌이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은 이런 연구를 통해 화랑곡나방 예방법으로 △소량 구매 △구입 전 꼼꼼한 검사 △남은 과자의 유리 등 밀폐용기 보관 △과자 부스러기 제거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