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이란 방문시 '대장금' 동행할까

박대통령 이란 방문시 '대장금' 동행할까

최성근 기자
2016.01.29 12:00

[소프트 랜딩]이란의 '한류' 사랑…이란에 '한류 거리' 조성도 추진해볼만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최근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이 중동시장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즉각 이란으로 날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며 경제협력의 의지를 과시했다. 이탈리아는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초청해 170억 유로(약 22조원)에 달하는 경제협력 사업을 체결했고 일본의 아베 총리도 곧 이란 방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어느덧 주요국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세일즈 외교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경쟁국들이 앞 다투어 뛰어드는 이란 시장을 우리도 더 이상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올 상반기 중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2월 중 대규모 경제사절단도 파견해 수주 상담회를 열 계획이며,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이란 진출기업들을 위해 약 70억 달러(약 8.4조원) 규모의 금융 및 보험 지원을 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들도 빗장 열린 이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란에 2조원 규모의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산 원유 수출 쿼터 제한이 풀리자 값싸고 품질 높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2배 이상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로템은 7억 달러 규모의 이란 전동차 사업 수주 참여를 준비하고 있으며, 항공 및 해운 업체 역시 교역 활성화에 따른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처럼 이란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대한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자본을 지닌 유럽, 중국 등과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이란은 국가 재정이 이미 고갈된 탓에 진출 기업들은 본국의 금융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출혈 경쟁과 저가 수주에 따른 피해도 경계해야 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란 시장이 가진 잠재력이 대규모 정부 사업에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8천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란의 원유 수출이 재개되고 투자가 확대될 경우 이란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구매력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마이너스였던 이란의 경제성장률은 향후 7~8%까지 높아짐에 따라 이란 내수 시장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반갑게도 이란인들의 한류에 대한 사랑은 가히 열광적이라 할 만큼 뜨겁다. 특히 2007년 방영된 ‘대장금’의 인기는 평균 시청률이 90%에 달해 이른바 대장금 신드롬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또한 2008년 방영된 ‘주몽’ 역시 최고 시청률이 85%에 달했다. 이처럼 한국 드라마는 이란에서 각광을 받는 컨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이란의 한류 바람은 비단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음식을 주제로 한 드라마 ‘대장금’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과 한국 식당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LG전자는 ‘주몽’을 소재로 한 광고를 통해 이란 평판 TV시장을 석권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이란에서는 한국의 태권도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만 약 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태권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오히려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능가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란 내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한류를 비즈니스의 좋은 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그냥 드라마를 방영하고, 대장금 이영애 씨가 사인회를 열고, 식상한 문화체험관을 지어놓는 일차원적 접근은 지양하고 한류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우리만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차별화된 상품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가령 한국 화장품의 이미지를 고결하고 정의로운 삶을 살아간 대장금의 이미지로 연결시켜 보면 어떨까? 멋진 태권도의 시범과 함께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태권도 정신을 우리 제품의 이미지로 형상화해도 좋을 것 같다. 과거 열강의 수많은 침략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이어져 내려온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란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럼 점에서 현재 추진 중인 박대통령의 공식 방문은 단순히 세일즈 외교만 모색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한류 문화 홍보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박대통령과 대장금 배우 이영애씨가 함께 방문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한류를 비즈니스 외교에도 적극 활용하자는 말이다.

앞으로 펼쳐질 이란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8천만 명이 넘는 젊은 인구와 막대한 규모의 오일 달러, 그리고 한류에 대한 깊은 애정은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기회 요인이다.

이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접근은 신중하고도 치밀해야 한다. 그것은 여전히 엄격한 이슬람 율법 속에 살고 있는 존중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 외세를 거부하고 오랜 시간 고난을 견뎌 온 이란 국민들의 마음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바로 한류에서 찾아내야 한다. 한류가 이란인들이 지지하고 또 감동을 주는 브랜드로 자리잡을 때, 한류 브랜드는 우리에게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선사해 줄 수 있다.

번화한 강남 한복판에 이란의 수도 이름을 딴 테헤란로가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란에 한류 문화로 가득한 새로운 한류 거리를 조성해 보면 어떨까? 한국 화장품과 자동차 매장, 한국 음식점 그리고 한국의 IT 제품 매장이 들어선 이란의 한류 거리는 상상할수록 흐뭇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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