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vs '느려도 배송' 어느 쪽이 좋으세요?

'품절' vs '느려도 배송' 어느 쪽이 좋으세요?

이재은 기자
2020.02.25 14:53

e커머스들, 각각 배송 콘텐츠 있지만 주문 폭주에 약속 지키기 어렵게 돼… 일부는 '품절' 통해, 일부는 '느리지만 배송'으로 약속 지켜

/사진제공=SSG닷컴
/사진제공=SSG닷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오늘 주문, 내일 배송' 등을 약속한 e커머스 업계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식료품 사재기 등에 나선 이들이 늘면서 주문 물량이 폭주, 이전에 소비자와 한 약속을 지킬 수 없어져서다. 이에 각 업체들은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려 각각의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28일 이후, e커머스의 주문량이 크게 증가했다. 마트에 가기보다는 온라인을 이용해 장을 보는 수요가 급증, '언택트 소비'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다.

하지만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자택 격리하는 이들이 늘자 이번에는 e커머스를 통해 식료품을 사재기하는 이들이 늘었다. 당분간 외출이 어려워질 것을 예상하고 식료품을 쟁여 집안에서만 머물기 위해서다.

실제 쿠팡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 로켓배송 일일 평균 배송량이 약 180만건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배송량은 역대 최고치인 330만건까지 치솟았다.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지난 20일 밤 쿠팡 앱에 일시적인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쿠팡은 상품이 품절된 경우에 더해, 일정 주문량을 넘어 한도를 초과한 경우에도 품절을 띄웠다. '오늘 주문, 내일 도착'이라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 콘텐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쿠팡 관계자는 "익일배송 시한내에 배송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경우, 고객과의 약속(로켓배송)을 지키기 위해 품절 표시를 해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일부 주문이 불가능한 품목이 생기는데, 매일 0시 기준으로 다시 정상적인 주문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쿠팡은 지난 19일 대구·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지난 20일부터는 수도권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잇따라 로켓프레시와 로켓배송 품목들의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21일 대구의 한 마트에 사재기로 인해 즉석 식품 매대가 텅 비어있다.  코로나19의 무차별적 확산으로 수십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대구에서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 2020.2.21/뉴스1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중인 가운데 21일 대구의 한 마트에 사재기로 인해 즉석 식품 매대가 텅 비어있다. 코로나19의 무차별적 확산으로 수십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첫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대구에서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생필품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 2020.2.21/뉴스1

마켓컬리 역시 마찬가지다. 마켓컬리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평균 주문량 3~4만건 정도였는데, 지난 17일 이후 평균 30%가 늘었다. 최고 주문량을 기록한 날은 6만건 이상으로 두배 가량의 물량이 나갔다.

현재 마켓컬리는 늘어난 주문량을 인력이 모두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늘어난 주문에 피킹, 패킹, 배송 부문 모두 인력이 부족한 상태가 돼서, 내부 직원들까지 동원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마켓컬리 역시 '오늘 주문, 내일 새벽 받아보세요'라는 콘셉트로 샛별배송을 운영중인데, 과도한 주문량이 들어오면 품절처리를 하고 주문을 조기마감 하고있다. 샛별배송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평상시보다 훨씬 빨리 품절되고 있다"며 "샛별배송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직원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품절'시키는 방안보다는 늦지만 어떻게든 배송을 해주는 e커머스도 적지 않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의 쓱배송은 기존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콘텐츠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쓱배송은 본래 SSG닷컴에서 쓱배송 가능한 상품을 주문하면, 입력된 주소지를 기반으로 온라인스토어 네오 또는 각 지역의 이마트 중 가장 가까운 곳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배송되는 서비스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 28일 이후, 쓱배송 주문 마감률은 전국적으로 평균 93%로 상승했다. 특히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지난 주말 이후 전국 평균 주문 마감률은 99.8%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쓱배송 마감율이 전국 평균 80%였던 점을 감안하면 20% 더 늘어난 셈이다.

특히 대구와 경상북도 일부 도시의 경우 지난 19일 오후 1시경부터 주문이 폭증하기 시작해, 23일 기준으로 28일 금요일까지 지정 가능한 시간대 별 예약배송이 모두 마감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SSG닷컴은 예약배송 가능일을 늘리는 묘안을 냈다. 기존 예약배송 지정은 주문일로부터 4일 이후까지 가능했지만, 당분간 예약배송 가능일을 주문하는 날로부터 5일 뒤까지 선택할 수 있다.

옥션·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배송은 기존에 '익일도착·묶음배송'이라는 콘텐츠로 소비자들을 유인했지만, 주문이 폭증하면서 '익일도착'이란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이베이코리아는 '품절'이라고 알리는 대신 '지연배송해주겠다'는 공지를 띄웠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약 2~3일 정도 배송이 지연되고 있어서, 지난 24일 오전에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를 띄웠다"면서도 "지연이 되더라도, 고객들이 결국 배송을 받길 원할 것이라고 판단해 이렇게 서비스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스마일배송의 주문은 지난 주말 사이 200% 증가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