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K-뷰티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고]K-뷰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준배 랩장
2021.11.03 06:00

이준배 코스맥스 기반기술연구랩 랩장

이준배 코스맥스 기반기술연구랩 랩장
이준배 코스맥스 기반기술연구랩 랩장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화장품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4월 시세이도 등 일본의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주도하고 경제산업성이 참여한 '일본화장품산업비전'에 나오는 문구다. 일본화장품산업, 소위 'J-뷰티'가 'K-뷰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랑스에서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뷰티의 성장 비결이 궁금하다."

지난 9월 방한했던 카트린 뒤마 한-불 의원친선협회 회장이 코스맥스 본사를 방문해 물어본 질문이다. 화장품산업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의 상원의원이 남긴 이 질문에서 현재 K-뷰티의 글로벌 위상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K-뷰티의 눈부신 성장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K-뷰티를 바라보는 우리 내부의 시선은 오히려 싸늘하기만 하다. 우선 BB크림, 마스크시트, 쿠션화장품의 성공신화 이후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의 부재를 손꼽는다. 또한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하락,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인바운드 실적부진 등 몇 가지 부정적인 이슈도 이러한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저가시장을 노리는 중국과 품질우수성을 통해 고가시장을 지키려는 일본 사이에서 K-뷰티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위기론은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K-뷰티의 건강한 성장통이며 비단 K-뷰티에만 국한된 것도 아닐 것이다. 프랑스, 일본 및 중국 등 화장품산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생각하는 많은 나라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앞으로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먼저 디지털 기술이다. 세계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은 최근 생산, 연구, 마케팅 등 모든 경영활동을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언을 했다. 로레알의 움직임은 후발기업들의 벤치마킹이 되어 디지털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K-뷰티에서 디지털 기술은 e-커머스, 스마트팩토리, AI(인공지능)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화장품 등 많은 부문에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이런 디지털로의 전환을 가속화시킨 외부요인이 되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은 향후 K-뷰티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

두번째 오픈 이노베이션이다. 화장품 산업에서 아이디어는 곧 경쟁력이다. 한정된 내부인력으로 수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한 다양한 아이디어 발굴과 이의 산업화를 목표로 한다.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산업화를 목표로 하는 그야말로 실전연구라고 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단지 기업의 단기적인 이익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기업체 연구에 참여한 학생연구원들은 자연스럽게 미래 꿈나무가 되어 K-뷰티의 지속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경험과 가치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다. 지난해 9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화협옹주 전통 화장품 재현 프로젝트' 소개가 있었다. 막 시작하는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업계 관계자는 물론 출시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제 소비자들은 이제 가성비가 아닌 가심비의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 화장품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경험 또는 나만의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가격은 무관하다. 즉 화장품은 상품의 영역에서 경험과 가치의 영역으로 바뀐 것이다.

K-뷰티의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전략은 이처럼 기술 중심의 디지털, 오픈 이노베이션과 함께 고객 중심의 고객경험과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 아울러 화장품 산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제조업에서 문화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2010년대 K-뷰티가 가성비로 성장을 했다면 이제는 세계인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심비의 영역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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