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거래액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게 가능하다." 지난 5월에 만난 발란 관계자가 '네고왕 논란'에도 명품 소비가 식지 않고 있다며 한 말이다. 발란은 실제 올 상반기 누적거래액이 38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총 거래액 3150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월별 판매 금액을 살펴보면 낙관하긴 힘들다. 와이즈앱이 집계한 발란의 카드 결제 금액은 4~5월에 각각 500억원을 넘긴 뒤 6월 193억원으로 급감했다. 발란과 함께 명품 온라인 플랫폼 3사로 불리는 트렌비가 255억원, 머스트잇이 164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이 무색할 정도다.
4~5월은 발란이 유튜브 콘텐츠 '네고왕'을 통해 17% 할인 쿠폰을 뿌린 달이다. 발란은 4월28일부터 5월2일까지 총 5일 동안 최종 결제금액에서 17% 추가 할인을 하기로 약속했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상품까지 금액 제한을 두지 않은 파격적인 할인이었다. 문제는 발란이 상품 가격을 방송 전보다 올리면서 시작됐다. 발란측은 "서버 오류로 인한 일부 상품 가격의 변동"이라며 해명했지만 "할인 기간에 가격으로 자동으로 인상되는 오류도 있느냐"는 누리꾼들의 비아냥을 면치 못했다. 악재는 홀로 오지 않는다. 5월에는 발란에서 판매한 175만원짜리 나이키 운동화가 가품으로 판정됐다. 6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현장조사를 받았다. 반품비를 터무니없이 높여 사실상 반품이 불가능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이용자수는 결국 떨어졌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발란의 6월 순이용자는 약 60만명으로 전달 대비 약 12만명 감소했다. 4월과 비교하면 약 22만명이 사라졌다. 소비자들은 발란의 할인을 '사용'은 했지만 '상용'하지는 않은 셈이다. 기업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발란은 800억~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준비 중이다. 발란의 기업가치는 네고왕 사태 전 8000억원까지 거론됐지만 현재 기업가치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만 모으면 어떻게든 장사할 수 있다'며 플랫폼의 가치를 쳐주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할인 쿠폰만 뿌리면 사람 모으기는 쉽다'고 한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할인을 따라 플랫폼을 자주 그리고 쉽게 바꾼다. 꾸준히 소비자를 모아두기 위해 플랫폼이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은 모집이 아니라 '신뢰 쌓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