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 한국 예선 우승자 이상화 셰프.."본선서 1등 목표, 한국의 맛 알리고 올 것"

"한국 디저트의 우수함을 알리고 올 겁니다."
지난 5일 서울 잠실 인근에서 만난 이상화 셰프(사진)는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본선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된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는 글로벌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인 카카오바리(Cacao Barry)와 칼리바우트(Callebaut)가 2005년부터 주관해온 행사다.
프랑스·벨기에 등 초콜릿으로 이름 꽤나 날리는 전 세계의 유명 '셰프'들이 모두 모여 초콜릿 공예 실력을 겨루는 자리다. 내년에는 각 나라 예선을 통과한 15명의 셰프들이 본선 무대에서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이 셰프 지난달 치러진 한국 예선전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실제로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는 초콜릿 등 디저트 전문 셰프가 아니면 참가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롭고 어렵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본선 무대는 2박3일 내내 치러지는데 초콜릿으로 크고 작은 조각작품을 정해진 시간 내에 만들어 내야 한다. 여러 초콜릿과 재료를 섞어 초콜릿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함께 하는 재료들의 맛도 잃지 않아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월드 초콜릿 마스터스 대회의 주제는 '플레이(Play)'다. 초콜릿을 매개로 한 놀라움과 즐거움을 표현하는 것이 과제다.
이 셰프는 프랑스 요리·제과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와 에콜 벨루에 콩세이, 에콜 르노트르 파리 등에서 연수를 거쳤으며 디저트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베이킹 아카데미 및 카페 빠아빠(PAS A PAS)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29세에 커피와 디저트의 세계로 발을 들였지만, 10여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바이(아랍에미리트)·싱가포르·인도네시아·중국·홍콩·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디저트 전문 클래스를 운영해본 흔치 않은 이력을 갖췄다.
이 셰프는 "어릴 때부터 워낙 커피를 좋아했다 보니 자연스럽게 카페를 창업하게 됐다"면서 "커피만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디저트를 전문적으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다른 카페에서 따라 하지 못하는 나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개발하겠다는 결심이 디저트 전문 셰프로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참가한 한국 예선전에서도 치열 경쟁을 뚫었다. 총 8시간 동안 '플레이'를 주제로 한 총 5가지의 과제물을 만들어 냈는데, 창의성·기술력·맛·디자인·지속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국내·외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평가을 받아야 했다. 이 셰프는 'AI(인공지능)'와 일상을 공유하고 즐기는 현대인의 일상을 초콜릿으로 표현했다. 특히 무선 이어폰 모양으로 구현한 봉봉 초콜릿이 눈길을 끌었다.
이 셰프는 "AI와 대화하기 위해 귀에 꽂는 에어팟은 AI와의 연결고리이자 AI를 통해 접하는 즐거움(플레이)의 상징"이라고 소개한 뒤 "체리의 산미, 피스타치오의 깊은 고소함, 흑임자가 주는 의외의 '킥(어떤 제품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 등 3가지 요소를 통해 입 안에서 '플레이'의 느낌을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50~70g의 작은 초콜릿 페이스트리를 완성하는 과제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한국의 표고버섯과 무화과를 사용해 감칠맛과 풍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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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07년 정영택 셰프를 시작으로 2022년 김동석 셰프까지 꾸준히 세계 결선에 진출하며 대회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왔. 이 셰프 역시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본선 무대에서 'K디저트'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파리에 수업 들으러 가면 은연 중에 한국에 대한 무시의 시선을 느꼈었는데, 반드시 본선 1등을 해서 한국도 디저트 강자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오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