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분기 유통업계 실적을 뜯어보면 대형마트만 유독 웃지 못했다. 상반기 내내 고전하던 편의점과 백화점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대형마트는 여전히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소비패턴의 변화와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 명절 매출 이연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90,200원 ▲100 +0.11%)는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이 4조5939억원, 영업이익이 11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영업이익은 7.6% 각각 감소했다. 할인점 본체(이마트) 매출은 2조9707억원으로 3.4% 줄었고,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20.9% 급감했다. 트레이더스만이 유일하게 선전했다. 매출 1조4억원으로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395억원으로 각각 11.6% 증가하며 대형마트 내에서도 '가성비형 포맷'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롯데마트와 슈퍼 부문은 더욱 부진했다. 매출은 1조3035억원,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각각 8.8%, 85.1% 감소했다. 해외사업을 포함하더라도 매출은 1조6474억원,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71.5% 감소했다. 베트남의 경우 기존점 안정적 성장을 기반으로 최고 실적을 지속적으로 경신했지만, 인도네시아 점포가 반정부 시위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같은 기간 편의점과 백화점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편의점은 소비쿠폰 사용처로 지정돼 내수 회복 수혜를 입었고, 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명품 수요 확대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유통업 전반이 다시 살아나는 흐름 속에서 대형마트만 홀로 역주행한 셈이다.
업계는 대형마트의 부진 원인으로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 △추석 시점 이동 △고물가 장기화 △소비패턴 변화 등을 꼽는다. 특히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대형마트를 배제하면서 장보기 수요가 편의점과 전통시장으로 분산됐다는 분석이 많다. 추석 연휴가 10월로 밀리면서 명절 특수가 4분기로 넘어간 것도 매출 공백을 만들었다.
여기에 온라인·창고형 채널과의 경쟁 심화로 '마트=가성비'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 유통생태계의 변화의 신호로 읽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게 되면서 소용량 제품은 근거리 소비 채널인 편의점에 빼앗기고 대용량 제품은 창고형 할인점에 빼앗겨 대형마트이 근원적 경쟁력이 흔들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마트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스의 성장에 큰 의미를 부여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슈퍼마켓부터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유통환경의 변화에서 이마트의 경쟁력을 지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달리 롯데마트는 해외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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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4분기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10월로 이연된 명절 특수가 반영되는데다 4분기 연말 특수 등이 반영되면 실적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홈플러스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