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소주·빵 등 '초저가' 봇물…'가성비 술집' 변신하는 버거집
6월 물가 3.2% 상승…고환율·고물가 속 가성비 마케팅 이어질 듯

유가 폭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에 물가 오름세가 가빠지는 가운데 외식·식품업계가 소비자 지갑을 열기 위한 파격적인 '가성비·초저가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 여파로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2%로 2023년 1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시장 가격의 절반 이하로 맞춘 초저가 상품과 가성비 패키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선양소주가 내놓은 990원짜리 '착한소주'는 2개월 만에 500만병이 팔렸고, 최근까지 누적 판매량은 700만병으로 추정된다. 오는 10월경엔 판매량이 1000만병에 육박할 전망이다. 착한소주는 골목상권 동네슈퍼 전용으로 출시해 입고와 동시에 완판되는 품귀 현상을 빚었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가 원재료 공동 구매와 공정 효율화를 거쳐 지난 2월 출시한 2500원짜리 '어메이징 불고기 버거'는 현재까지 70만개 이상 판매됐다.
제빵과 커피 브랜드도 초저가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초부터 간식빵 3종(도넛 깨찰이, 갈릭 꼬구마, 단짠 쏘시지)을 990원에, 식사 대용 샌드위치인 '한입만 에그마요롤'과 '한입만 햄치즈롤'을 1990원에 선보였다. 커피빈코리아는 이달 31일까지 2001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청년 고객을 대상으로 대표 시그니처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약 50% 할인된 특가에 제공하는 '청년 아메리카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매장도 '가성비 치맥집'으로 변신 중이다. 고물가 속 가성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가볍게 술을 즐기려는 문화가 맞물린 결과다. 점심시간 외에도 맥주를 곁들여 저녁 손님을 잡으려는 프랜차이즈와 최근 주류 수요 감소로 어려워진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단 해석도 있다.
파파이스는 다음달 말까지 전 매장에서 '여름 치맥세트'를 판매한다. 치맥 1인 세트(6200원)는 레그 순살치킨 2조각과 생맥주 1잔으로, 치맥 2인 세트(1만5200원)는 순살치킨 3종 총 6조각과 케이준 후라이 2개, 생맥주 2잔으로 구성했다.
KFC는 현재 전국 220개 매장에서 생맥주와 캔맥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 신사역점·상도역점, 대구 황금동점·평리점 등 전국 4곳에서는 고객이 직접 들고 온 위스키나 와인 등 원하는 술을 치킨, 버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콜키지프리 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밤 9~10시 치킨 단품 주문 시 1개를 더 주는 '치킨나이트'를 운영하며 저녁과 야식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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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초저가·가성비 패키지 흥행에 힘입어 주요 기업들은 초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원가절감과 유통구조 개선 등 지속 가능한 초저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장기화로 가성비가 단순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요건이 됐다"며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당분간 초저가 마케팅 경쟁은 더욱 정교하고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