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적자' 예산시장 놓지 않는 백종원 "첫 삽에 돈 벌면 안 된다" [리얼로그M]

'50억 적자' 예산시장 놓지 않는 백종원 "첫 삽에 돈 벌면 안 된다" [리얼로그M]

차현아 기자
2026.09.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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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시장 넘어 충남방적·경기실크 유휴공간 활용 추진…"지역 맞춤 개발모델 확장"

[편집자주]  유통을 비롯해 식품, 패션·뷰티와 중소·중견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는 머니투데이(M) 산업 기자들의 '현실 기록(Real+Log)'. 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묻고, 듣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풀어내 본다.
충남 예산시장 광시카스테라 이강민 점주가 기자들과 만나 창업 및 운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더본코리아
충남 예산시장 광시카스테라 이강민 점주가 기자들과 만나 창업 및 운영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더본코리아

"지난해에는 힘들었지만 온라인몰과 상품을 키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 2일 충남 예산시장에서 만난 '광시카스테라'의 이강민 사장(47)은 홀로서기에 한창이다. 예산 출신인 이씨는 부모가 운영하던 '광암수퍼마켙'을 이어받아 2023년 예산군 광시면의 이름을 딴 디저트 매장을 열었다. 100% 국내산 사과를 갈아 넣은 카스테라가 대표 메뉴다. 예산이 사과로 유명하니 향만 넣은 다른 제품과 달리 사과 실물을 활용해보자는 백 대표의 컨설팅에서 시작해 지난해부터 시장조사를 하고 메뉴를 개선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광시카스테라는 더본코리아(15,650원 ▼830 -5.04%)가 2020년 예산군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작한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예산시장 방문객은 2023년 개장 첫해 370만명, 2024년 400만명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130만명으로 줄었다. 백 대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의 영향이 있었다는 게 상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올해는 1~5월 140만명이 방문해 지난해 연간 방문객을 넘어서며 반등에 성공했다.

백 대표는 이날 충남 예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더본코리아로부터 컨설팅을 받고 출발한 점포들의 현 자생력을 80~90% 수준으로 평가했다. 일부 상인들이 스스로 상품을 만들고 온라인 판매에 나서는 등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헐값에 임대 내놓던 매장들이 이제는 권리금이라는 걸 받을 정도로 상권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2일 충남 예산에 위치한 빽다방 예당호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예산 지역개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더본코리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2일 충남 예산에 위치한 빽다방 예당호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예산 지역개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사진제공=더본코리아

백 대표가 예산시장 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역 상권에 자생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낡은 시설을 고치는 데 그칠게 아니라 관광객이 찾아와 머물고 소비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역 특산물과 향토음식, 유휴공간을 콘텐츠로 연결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전문성을 가진 민간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지속 가능한 상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 사업을 단기 수익을 위해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 측에 따르면 2023~2025년 지역개발 사업의 누적 적자는 약 50억원이다. 백 대표는 "점포를 우리가 직접 운영하면 수익은 높일 수 있겠지만 지역 자생력은 키우기 어렵다"며 "(적자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개발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가 얻는 것도 결코 적지 않다. 지역개발 과정에서 특산물로 메뉴를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을 컨설팅하면서 맛과 가격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초보자도 음식을 일정한 품질로 만들도록 식재료를 규격화하고 소스 활용도를 높이는 경험도 쌓인다. 백 대표는 이런 노하우가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의 메뉴 개발과 해외 소스 사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에서 확보한 경험을 지역별 맞춤형 개발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2023년 삽교시장 곱창특화거리 조성을 지원한 데 이어 충남방적 유휴공간을 복합 콘텐츠 거점으로 바꾸는 사업과 폐교를 활용한 전통주 체험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여주에서는 옛 경기실크 공장에 먹거리와 관광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을 밭을 일구고 씨앗을 심는 과정에 비유하며 "첫 삽에 돈을 벌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수익을 거두기보다 지역의 성장 기반을 다진 뒤 지속적으로 결실을 얻는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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