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73,500원 ▼300 -0.41%)가 간판에 '이마트'라는 이름을 빼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되면서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매장을 단순히 장보는 공간이 아닌 쇼핑과 외식,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기는 '체류형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점포 재단장을 크게 2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를 스타필드 마켓으로 전환하는 방식과 기존 이마트 간판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점포의 입지와 상권, 매장 규모 등을 고려해 어떤 형태로 바꿀지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최근 재단장한 점포에 '이마트' 대신 '스타필드 마켓'이라는 이름을 넣고 대형마트 공간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죽전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일산점, 동탄점, 경산점에 이어 월계점 등 5개점의 간판을 이마트에서 '스타필드 마켓'으로 간판을 바꿨다.
스타필드 마켓은 이마트 공간 혁신 전략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대형마트의 본업인 장보기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식음료, 쇼핑 테넌트, 문화·체험 콘텐츠, 휴식 공간을 결합해 고객이 매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대형마트가 매대를 빼곡하게 채워 상품을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면 스타필드 마켓은 판매 공간을 줄이는 대신 식사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하반기 경기도와 전북 군산에 스타필드 마켓을 선보인다. 내년엔 2~3개 더 여는 것을 검토한다. 새로운 부지를 확보해 점포를 늘리는 대신 기존 매장을 재단장해 공간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운영 중인 점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신규 출점에 따른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객 경험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필드 마켓 1호점 죽전점에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도 주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올해 점포 재단장에만 500억원을 투입하는데 대부분 스타필드 마켓 조성에 활용된다.
이마트가 대형마트의 공간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에 소비자가 찾아와야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다. 과거 대형마트는 유통업계에서 매출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등 상징적인 존재였지만 이커머스가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은 식품과 생필품을 온라인에서 손쉽게 주문하고 집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백화점, 편의점 성장세에 밀리고 온라인에서 장보기를 해결할 수 있게 된 만큼 상품을 많이 진열해 놓는 매장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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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마트는 온라인이 따라오기 어려운 '공간 경험'에 주목했다. 장을 보러온 고객이 식사를 하고 책을 읽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거나 여러 브랜드를 둘러보도록 매장을 여가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식음료나 테넌트 이용, 추가 쇼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질 거라 봤다.
이달 27일 문을 연 월계점은 서울에서 처음으로 이마트에서 스타필드 마켓으로 탈바꿈했다. 재단장에만 약 100억원 규모가 투입됐다. 1층과 2층 중앙에 조성한 157평 규모의 문화 공간 '북 그라운드'가 핵심이다. 고객들이 쇼핑 중 쉬거나 독서를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공간도 세분화했다. 북 그라운드와 연결된 공간에는 3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독서 공간을 마련했고 푸드코트에는 영유아를 위한 별도의 놀이 공간을 조성했다. 부모와 아이들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 가족 고객의 체류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스타필드 마켓 4개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 신장률(2.7%)을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기준으로 일산점, 동탄점, 경산점 3개점의 매출과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평균 79.5%, 42.4% 늘었다. 3시간 이상 체류 고객 비중은 평균 90.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