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뒤 올릴수 있나… 식품사 '추석앓이'

할인 뒤 올릴수 있나… 식품사 '추석앓이'

차현아 기자
2026.09.1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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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 후 수입선 다변화 대외변수 비용 상쇄 불구
유가·원자재 다시↑… 정부 물가안정 기조 고려해야

나프타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임종철
나프타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임종철

추석을 앞두고 대규모 할인에 나선 식품업계의 가격 고민이 깊어진다. 상반기 중동사태 등 각종 대외 변수에 대응하느라 지출한 비용부담이 남아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다. 일부 제품가격을 올렸지만 원가상승 압력이 다시 커진 데다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발맞춰 명절 할인행사에도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은 최근 포장재와 식품 원료가격 인상으로 발생할 추가비용을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가 가격결정의 변수로 떠올랐다는 반응이다. 중동사태를 계기로 원료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한 덕분에 상반기처럼 생산 자체를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대외변수 비용이 모두 상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인상 압박이 다시 커진 것이다.

앞서 주요 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최근 일부 제품가격을 조정했다. 농심은 지난달 1일부터 컵라면 18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밥 등 밥류 21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29.4% 인상했다. CJ제일제당도 햇반·만두·생선구이 등 2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인상가격은 대형마트에서 7월30일, 편의점에서 8월1일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현재 가격인상 효과는 미미하다. 주요 식품기업 20곳은 정부의 추석 물가안정 대책에 맞춰 제품 4765개를 최대 64% 할인하고 있다. 명절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 소비자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추석 이후다. 할인행사가 끝나면 가격을 추가로 올리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실구매가는 높아질 수 있고 누적된 원가부담을 반영해 가격을 더 올릴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폭은 한층 커진다. 업계 입장에선 비용은 줄이면서도 소비자 반발, 정부의 물가안정 요구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자재를 둘러싼 대외 여건도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10일 기준 나프타 현물가격은 톤당 873달러로 전월 대비 20.25%, 연초 대비 62.57% 올랐다. 나프타는 라면·과자 포장 필름과 플라스틱 용기 등을 만드는 핵심 원료다. 음료캔과 포일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도 9일 런던금속거래소(LME) 현물 기준 톤당 3352달러로 전월 대비 2.21% 상승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밀가격은 전월보다 2.6%, 전년 동월보다 15% 올랐고 설탕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1.9%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9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29달러(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상승은 포장재와 완제품 운송 등 생산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최근 가격을 조정한 상황에서 추가 인상을 바로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감내해온 비용이 적지 않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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