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구다이글로벌

"뷰티 오브 조선(Beauty of Joseon)이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현지 뷰티 매장에서 만난 네팔 국적 유학생 애니(23)는 관심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묻자 망설임 없이 조선미녀의 영문명을 말했다. 애니가 조선미녀를 처음 접한 곳은 온라인 뷰티플랫폼 룩판타스틱과 컬트뷰티에서다. 맑은쌀 선크림을 구매해 사용한 뒤 다른 제품에도 관심이 생겼다.
런던의 뷰티 매장에서 조선미녀 소비자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영국 최대 헬스앤뷰티(H&B) 체인 부츠를 비롯해 세포라, 스페이스NK 매대 앞에서 제품을 살펴보는 고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온라인에서 먼저 이름을 접한 한국 화장품을 오프라인 쇼핑에서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영국에서 조선미녀의 판매 거점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6월 입점 이후 10월 기준 부츠 1263개 매장에서 조선미녀를 판다. 약 2년4개월 만에 확보한 유통망이다. 이 가운데 100개 매장에는 별도 브랜드 매대가 있다. 입점 매장과 단독 매대 수 모두 부츠에 입점한 K뷰티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다.
판매 성과도 확인됐다. 지난 4월 런던 웨스트필드 스트랫퍼드에서 열린 단독 팝업 행사에서 조선미녀는 부츠가 취급하는 약 200개 스킨케어 브랜드 중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약 20개 K뷰티 브랜드 가운데서는 1위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초화장품을 묶은 에브리데이 스킨 부문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소비자가 장을 보는 슈퍼마켓 매대에서 조선미녀를 만날 수 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찾은 콜스 월드스퀘어점 스킨케어 코너에는 조선미녀의 인삼 클렌징 오일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텅 빈 진열장을 가리키며 직원에게 재고를 묻자 주말에나 입고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틀 뒤 방문한 브로드웨이점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인삼 에센스 워터가 품절 상태였다. 직원은 제품이 매일 오전 재입고되지만 오후가 되면 바닥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선미녀 제품이 현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미녀는 지난 8월 호주 양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콜스의 약 800개 매장에 입점했다. 화장품 전문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찾지 않아도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는 과정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된 것은 저변확대 차원에서 상당한 경쟁력이다. K뷰티를 접하는 소비자층을 뷰티 전문 채널 밖으로 넓히려는 시도기도 하다.
현지에서는 K뷰티가 틈새 카테고리를 벗어나 대중적인 화장품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상적으로 장을 보는 슈퍼마켓에서 세럼과 클렌저, 토너, 에센스 등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하는 소비자의 부담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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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스의 스킨케어·메이크업 부문을 맡은 커비 하프페니 매니저는 "출시 첫 8주 동안 강한 판매 흐름을 보이며 슈퍼마켓에서도 K뷰티에 대한 뚜렷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전문화된 성분 중심의 스킨케어 제품을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미녀의 유통망 확대는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의 DNA와 연결돼있다. 천주혁 대표가 2015년 설립한 구다이글로벌은 태생부터 화장품 유통업으로 출발했다. 2017년 조선미녀 독점 유통계약을 맺었고 2019년 브랜드를 인수했다. 해외사업 성장의 기반이 된 2021년 출시한 맑은쌀 선크림은 미국 아마존 유통망을 뚫어 인기를 누렸다.
구다이글로벌의 유통망 확대는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미국 화장품 유통사 한성USA를 인수해 구다이글로벌USA를 출범시켰고 일본에서도 현지 법인을 통해 브랜드 유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별로 해외 판로를 개척하던 방식에서 현지 유통과 운영 기반까지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유통망 확대는 매출로 연결된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의 별도 기준 매출은 약 4565억원으로 전년보다 41.9% 증가했다. 별도 영업이익은 약 1396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자회사 등을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은 약 1조4700억원, 영업이익은 2734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