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는 감성의 시대라고 한다. 특색 없는 제품을 부지런히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우대받는 시대이다.
IT(정보기술)산업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감성과 유연함을 바탕으로 여성의 능력을 발휘하기에 좋은 분야이라고 자부한다. 한국 주요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1.9%에 불과한 반면, IT 기업에서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달한다는 미국 GMI (Governance Metrics International) 보고서도 이를 잘 증명한다. 필자가 속한 IT여성기업인협회는 여성의 가능성을 경제활동을 통하여 발휘될 수 있도록 IT분야 창업과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한편 IT분야 전문여성 인력의 양성과 IT분야 이공계 여대생을 대상으로 전공분야 진출을 도와주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학계와 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IT 관련 정부조직 개편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여러 가지 규제를 받는 한편 지원도 받는 중소기업인인 필자에게 솔깃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기업인의 입장에서 볼 때 최근의 정부 조직개편 논의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아하다. 예를 들면 일부에서는 2008년 IT 전담부처가 폐지된 이후 IT 기업이 홀대를 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IT기업도 정부의 연구개발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하여 차세대 제품개발을 할 수 있었으며, 지원의 부수효과로 우수한 인재들을 더 많이 채용하게 되었고 IT산업에서 청년실업 해소에도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우리 회사의 경우 최근 2년간 신규채용이 20%정도 증가했다.
정부의 IT분야 R&D(연구개발) 예산 또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1조6000억 원에서 2조3000억 원으로 44%나 증가했고, IT 중소기업 고용도 2007년 36만 명에서 2010년 43만 명으로 17%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소프트웨어(SW) 중소기업의 숙원과제인 상호출자 제한기업의 공공 소프트웨어 시장진입 전면제한이나 대기업 계열사의 SI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현재의 정부 조직체계에서 추진되었다. IT 전담 부처가 있을 때도 대기업들이 대형 SI 사업을 수주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용역업체로 전락하던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었지만, 이를 해결하지는 못했었다.
일부에서는 'IT 네트워크-단말-컨텐츠'를 모두 총괄하는 부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IT가 모든 국민생활과 산업에 적용되는 오늘날 IT 관련 기능을 하나의 정부부처로 모으려면 아마도 모든 정부부처를 통폐합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스마트 자동차, 무인항공기, 스마트 선박 등 기존산업과 IT가 융합하는 최근 추세를 고려해 현재의 정부 조직체계를 유지해야 한다. 2008년 정부 조직개편으로 단일 경제부처가 IT와 비IT 산업 진흥업무를 총괄하면서 IT 융합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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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직개편 과정에서 지불해야 하는 전환비용(Transition Cost)도 무시할 수 없다. 2008년 정부 조직개편 초기에는 혼란을 겪는 기업이 많았으나, 몇 년이 지난 지금에는 대부분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5년 만에 정부조직을 또다시 개편하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인, 특히 정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 IT 기업인, 나아가 모든 기업인들은 일 잘하는 정부를 기대하지, 자신들을 컨트롤 해주는 정부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정책 결정자들이 알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