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가맹점 수수료 어떻게 볼 것인가

[기고]가맹점 수수료 어떻게 볼 것인가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2012.11.29 10:06
김상봉 한성대 교수
김상봉 한성대 교수

큰 눈이 내려서 한 도시를 마비시키고 있다고 하자. 눈을 치우기 위해 사용되는 삽의 가격은 원래 1만원이라고 하자. 만약 합리성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학적인 논리에 따라 눈이 많이 내렸으므로 삽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삽의 수요증가에 따라 삽의 가격이 2만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그러나 많은 눈에 의해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삽의 가격을 올린 것은 공정한 지에 대해 묻는다면 일반적으로 50%가 넘는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대답한다. 따라서 공정성과 합리성이 양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공정성과 합리성이 양립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인간에 근사하는 사람이나 기업 또는 정부의 선택이 항상 옳다고 보지는 않는다. 행동경제학에서 합리성에 근사하는 인간은 공정함에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선호 측면에서는 최악과 최상의 평균 정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으로 볼 수 있으므로 공정성과 합리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

1978년에 도입된 가맹점 수수료율은 합리성도 공정성도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업종별로 나누어 놓은 수수료율이 어떠한 이론적 기반도 없고, 보다 살기 힘든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이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보다 높은 것도 사실이었다.

올해 3월 22일에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었다. 그리고 공포 후 9개월 후인 12월 22일에 법이 시행된다. 개정법의 가맹점수수료 관련 주요내용은 가맹점수수료율을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산정하라는 것이다. 동법 시행일 이후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대부분 인하될 예정이며, 일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상향조정 될 것이다.

중소가맹점의 부담은 원래의 예상보다 상당히 많이 적어졌다. 1.6%로 시장이 예상하던 수수료율이 0.1%p 더 하락하면서 중소가맹점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율에 대한 부담은 상당히 낮아졌기 때문에 후생은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일반가맹점 역시 가맹점 수수료율의 상한이 낮아지고 평균 수수료율도 낮아지기 때문에 후생은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낮았던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상당히 상승되면서 234개의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1.9%보다 높아지게 된다. 대형가맹점의 후생은 사실상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원리로만 보자면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이 모두 대폭 올라야 한다는 것은 옳지 못하다. 시장원리인 합리성과 경제주체의 행동인 공정성을 바탕으로 보면 공공재, 세금비율, 서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물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미리 고려했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동안 중소가맹점과 일반가맹점보다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돼 기업 경영에 기여한 면도 없지 않다.

시장참여자들 가운데 신용카드사의 후생은 가장 악화된다. 신용카드사는 수수료 인하가 예상되는 중소가맹점 및 일반가맹점들의 인하된 수수료중 일부를 부담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후생감소는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게 되는데 이는 최악의 경우 업계 및 인력의 구조조정까지 감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금융당국의 문제도 발생한다. 금융당국이 도덕적 권유를 사용해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 협상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일부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협상 당사자인 신용카드사와 대형가맹점 및 일반가맹점의 상황을 풀어주지 못한 일방적인 권유는 당사자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일 뿐이다. 오히려 시장 당사자들이 올라가는 가맹점 수수료율의 일부분을 조정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조율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 상승을 예상하는 대형가맹점과 신용카드사간의 불편한 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곧 법은 시행될 예정이고 시장참여자들의 후생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공정한 것 중에 상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선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후생이 악화되는 당사자들이 일부 협상도 가능하게 할 필요도 있다. 특히 새로운 가맹점수수료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후생이 악화되는 대형가맹점은 지금까지 누려온 낮은 수수료율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인상되는 수수료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사 대형가맹점 그리고 금융당국의 슬기로운 대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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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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