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중 경협, 新패러다임을 위한 제언

[기고]한중 경협, 新패러다임을 위한 제언

박한진 KOTRA 중국사업단 부장
2013.02.01 06:00

한국과 중국의 신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협증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제까지 한국의 자본·기술과 중국의 노동력을 결합해 양적인 팽창을 이루었다면, 앞으로는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질적인 성숙단계로 나가야 할 것이다. 양국은 이제 미래지향적 실용주의에 입각한 새로운 협력 패러다임을 모색해야할 시점에 와 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새로운 산업협력의 연결고리(New Linkage)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의 신성장동력산업과 중국의 7대 신흥전략산업은 상당부분 중첩된다. 그대로 두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게 불을 보듯 뻔하다. 과거엔 중국에 투자하고 부품소재를 수출하면 성과가 났지만 앞으로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내다파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한 가지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 10년 간 중국의 부품수입은 크게 줄어들고 있지만 부품을 만드는 소재의 수입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국의 신흥전략산업이 필요로 하는 첨단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해 공급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호보완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이익확보가 가능하다.

둘째 금융부문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대상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3위 교역대상국이 될 정도로 실물교역은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부문 협력은 미미해 실물-금융 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양국은 원화와 위안화의 무역결제 비중을 확대해 양국 화폐를 ‘교역국 통화(local currency)’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2014년 10월이 만기인 3600억 위안(64조원) 규모인 한중 통화스왑을 상설화하고, 아시아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를 강화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금융협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산에 대비해 양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중국경제의 영향력 확대와 최근 위안화의 국제 무역결제비중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위안화의 국제화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다가올 수 있다. 중국과의 금융협력을 서둘러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셋째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FTA(자유무역협정)를 모델로, 양국의 교류협력 관계를 양적 및 질적으로 계속 확대해야 한다. 양국 관계가 지금까지 시장 위주의 기능적 경제통합 속에 양적인 성장을 해왔다면, 이제는 제도적·규범적 경제통합으로 질적인 발전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무역과 투자의 각종 장벽들을 제거해 교역확대는 물론 한국의 대중 투자와 중국의 대한 투자도 획기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통상 분야의 교류확대 효과는 사회, 문화교류는 물론 정치, 외교안보 영역으로까지 확산돼 양국 관계를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한중 FTA는 단순한 자유무역협정 이상의 전략적인 상징성을 내포한다.

다만, 양국이 FTA 체결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일부 분야에 이견이 있어 자칫 협상이 장기화할 수도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중-홍콩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과 중-대만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의 선례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양측이 즉시 동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조기자유화 프로그램(EHP)을 확정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FTA를 체결하고, 보다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한 부분 또는 민감 분야에 대해서는 후속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한중 경제관계는 양적인 확대의 유혹에서 벗어나 질적인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면밀하게 중국의 변화를 관찰하고, 양국 이익의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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