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화전쟁 또는 환율전쟁으로 발전될 수도 있는 금융완화 조치의 효과와 그 파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 금융시장의 혼조와 미국의 출구전략이 예상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돈에 빠질 것이라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양적완화(QE) 조치는 정부나 중앙은행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그 폭에 한계가 있으며 효과에도 제한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은 디플레이션과 자산 가격하락 현상에 재정적자까지 심화되어 경제 노쇠화 현상이 장기화되었다.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을 상승시켜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통한 내수 진작과 경제회복이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겨냥한 것이다. 소비 진작으로 세수가 증대되면 재정적자가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은 부채의 상대적 크기를 축소시키는 부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엔저'는 국에 물을 부으면 싱거워지는 것처럼, 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되어, 화폐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같은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웬만큼 돈을 풀어도 물가불안 염려가 없기에 상당 폭의 통화증발이 가능하다. 미국의 금융완화도 물가안정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하였다.
다만 중국처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자국 통화의 가치하락을 유도하려고 해도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 물론 수출기업을 지원하겠다며, 물가안정목표를 무시하고 서민경제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자국의 통화 가치를 경쟁적으로 떨어뜨릴 수는 있다. 그러나 불균형 성장, 빈부격차 같은 후유증이 더 커져 중장기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우려가 크다.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은 전례 없는 금융완화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느 시점에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완화하면 일시적으로 자금의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져 금리가 하락한다. 하지만 유동성 팽창이 물가를 압박하여 금리가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거나 오히려 더 높게 형성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만연한 상황에서 빠르게 진행되었다. 이를 '깁슨의 역설(Gibson's paradox)'이라 부른다.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중장기 물가 상승을 예고하는 것이라면, 일반의 염려와 달리, 일본 경제로서는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제로금리 수준까지 내려가도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아 통화정책이 무력해지는 유동성함정에서 벗어날 조짐으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은 금리가 상승한 것이 아니라, 제자리를 찾는 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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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은 큰 폭으로 풀린 통화가 산업자금 내지 실물부분으로 유입되기 이전에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이른바 유동성장세(liquidity market)가 지나쳤기 때문이다. 2012년 12월,9000선을 밑돌던 닛케이주가평균이 지난 4월에 1만6000선에 육박했다. 지금은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많이 오른 주가가 다시 등락을 반복하는 것은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주식시장은 얼떨결에 오르기도 하고 까닭 없이 내리기도 한다. 현실적으로나 논리적으로 이상할 것이 없고 세계경제의 재앙은 더구나 아니다.
금융부분은 어디까지나 실물부분의 순환을 원활하도록 지원하는데 의의가 있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실물부분의 체질개선이 뒷받침되어야 금융완화 조치가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디플레이션 현상을 치유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유동성 팽창에 따른 금융시장 활황과 실물부분의 구조개혁이 동반되어야 경제 활력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인즈가 주장하는 유효수요 촉진과 슘페터가 중시하는 (실물)혁신이 어우러져야 경제적 성과를 크게 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조그만 상황 변화를 확대 해석하거나 유력인사들의 발언, 즉 선언효과(announcement effect)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불확실한 시장정보를 임의로 해석하고 이리저리 휩쓸리는 투자자들, 특히 소액투자자들은 초과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