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朴정부의 증세가 중산층 근로자에 집중되면

[MT시평]朴정부의 증세가 중산층 근로자에 집중되면

신종국 기자
2013.10.29 07:05

높은 가계부채하 중산층 증세는 소비와 경제 위축 초래 위험

/(사진=이동훈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박근혜 정부의 복지-세금 정책은 그야말로 우왕좌왕이다. 증세없는 복지 증대에서 ‘증세 아닌 증세’ 세제 개편안으로, 이제는 복지 축소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유리지갑이라 불리는 근로자에 대한 증세 및 기업 및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반대 원칙이 그것이다. (이는 최근 정부 예산안에서도 잘 나타나 있는데, 내년 법인세는 0.1% 증가하는 반면 소득세는 9%, 부가가치세는 7.4%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朴정부는 기업 및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는 투자를 감소시키고 경기 회복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국 대비 높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주장은 실증 증거에 의해 얼마나 뒷받침될까?

이와 관련 지난해 말 미국의 의회 조사처에서 발간한 연구 ("Taxes and the Economy: An Economic Analysis of the Top Tax Rates Since 1945" )에 의하면, 1945년 이후 미국의 경우, 고소득자에 대한 최고한계세율과 경제 성장률은 통계적 연관 관계가 없다고 나타났다. 최고한계세율을 낮추는 것이 저축/투자/생산성 증가와 관련이 없음은 물론, 경제 전체의 파이 크기와도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최고한계세율을 낮추는 것은 최고 소득계층에 소득 분배가 집중되는 경향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한다. 만약 이 연구가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 고소득자에 대한 낮은 세율 유지는 경제 성장(을 통한 세수확보)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는 논리 중 하나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경쟁국에 비해 매우 높아 국제경쟁력 측면에서 뒤진다는 주장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2010년 기준 3.5%로 OECD국가 평균 2.9%보다 높다.

그러나 이 통계 수치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보여주는 지표로서는 적합하지 않다. 왜냐하면 기업에 국민소득이 집중될 경우 기업들이 매우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더라도 높은 법인세/GDP 비율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의 세금 부담은 개별 기업이 자신의 이익 대비 얼마나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효법인세율을 통해 측정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세계 148개국 52,000개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착한자본주의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실효법인세율은 2010년 기준, 평균 17.6%로 조사 대상 중 세계 99위이며, OECD 및 G20 평균 29%내외 보다 훨씬 낮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러가지 공제 등의 이유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높은 법인세/GDP 비율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인한 통계착시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과연 (중산충) 근로자 계층에 대한 증세는 경제에 큰 영향 없이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의 8월말 보고서에 의하면,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가계 대출, 신용카드 연체율 및 생계형 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계부채위험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연구원의 유경원 박사는 10월 보고서에서, (국내 많은 가구들이 추가 대출 여력을 상실했으며 이로 인해) 높은 가계부채는 소비의 변동성을 확대시켜 대내외 충격을 증폭할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세의 부담을 중산층 근로자에게 집중시킨다면, 소비축소로 인한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물론 우리 경제가 대내외 충격에 매우 취약해지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朴정부의 복지 확충을 위한 세수 확보의 방법으로 근로자 및 일반 대중에게 증세의 부담을 지우고, 기업 및 고소득층에게 혜택을 몰아주는 정책이 과연 실증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관한 보다 깊은 학문적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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