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지역이 창조경제 거점 되려면

[MT시평] 지역이 창조경제 거점 되려면

정재훈 기자
2015.02.06 07:29

박근혜정부 3년차이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본궤도로 접어드는 올해는 지역에 창조경제 관련 인프라들이 대거 확충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역의 벤처·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인력, 자금,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올 상반기에 전국 17개 시·도에 대거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와 지역에 연고를 둔 대기업이 전담해 공동으로 운영하는데, 최근에는 정부 관여 없이 순수 민간 주도로 만든 센터도 포항에 한 곳 생기면서 지역의 혁신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그렇다고 그 동안 지역에서 창업을 지원하거나 기업들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인프라가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테크노파크(TP), 창업보육지원센터, 대학 내 산학협력단과 지역혁신센터(RIC) 등 다양한 기관이 지난 십수 년 동안 지역산업의 기반을 탄탄히 하는 데 기여해왔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경우 대기업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대기업이 확보한 구매력이나 가용자원을 활용한다면 벤처·중소기업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의 제품화에 그치지 않고 판로확대나 해외진출 기회로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 입장에선 장차 미래 협력업체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계기도 되는 것이다.

특히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그 지역에 있는 기업들에 보다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해당 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이 지원대상을 인접지역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관련업종 유관기업으로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수혜를 입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다.

앞으로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테크노파크 같은 기존 혁신지원 인프라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기업의 수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지역과 업종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국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도 올해 진행할 지역산업 지원사업에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혁신지원기관끼리 소통·연계·협업이 가능한 체계를 마련했다.

우선 지역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융합형 R&D 과제는 수요를 조사하고 발굴하는 일도 테크노파크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으로 맡는다. 이 밖에 창조혁신경진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이 대회는 지역의 대표산업을 업그레이드할 만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모델로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필자가 몸담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보탰다. 지역에 있는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사업화가 유망한 신기술 아이템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직접 자금지원에 나서는 것이다. KIAT는 지난달 열린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광주시, 현대차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 출자분 100억원을 포함, 총 525억원 규모의 ‘신기술사업펀드’를 조성하게 됐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조달이 아쉬웠던 지역의 벤처·중소기업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창조경제를 꽃피우려면 기존 기술과 산업에 좋은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결합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기업의 혁신을 지원하는 기관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설립된 이 기관들이 완전히 따로국밥식으로 운영된다면 중복지원, 유사지원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따로 또 같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KIAT는 올 한 해 기업과 기관,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협업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혁신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해 각자의 특장점을 발휘하고 지역에 튼튼한 창조경제 생태계가 뿌리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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