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불평등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이는 전 사회 영역에 걸친 민감한 문제가 되었다. 불평등에 대한 논의는 소득과 자산의 문제를 넘어 금수저 논쟁과 같은 일자리 기회의 불평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불평등을 완화할 목적으로 도입된 복지제도까지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즉 복지제도는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보다 안정된 계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복지제도 가운데 불평등이 가장 심각한 영역은 연금제도다. 연금제도는 현재 세 계층으로 국민을 나누고 있다. 먼저 공무원과 교사와 같이 소수 특권계층이 있다. 이들은 65세 이상 노인 중 약 4%에 해당한다. 이들의 급여 수준은 공무원연금이 월 219만원, 사학연금이 월 259만원으로 선진국 연금급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이에 비해 65세의 약 34%는 국민연금을 수급하고 있는데 평균 급여수준은 월 32만원에 그친다. 마지막으로 절반에 가까운 노인들이 월 20만원의 기초연금만을 받고 있다.
연금불평등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사적 연금인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서 불평등은 더 심각하다. 2014년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인 소득1분위에서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주요 연금제도에 모두 가입한 사람은 0.1%에 불과하다. 대신 이들 중 65%가 아무 연금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다.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5분위에서는 25%가 3개 연금에 모두 가입했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 중 상위계층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모두 가입한 반면 기초연금만 수급하는 하위계층은 국민연금은 물론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48%나 되는 노인이 빈곤층에 속한 상태에서 국가가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보다 많은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복지혜택이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상태에서 단순히 복지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새로운 재원의 투입은 연금제도의 불평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의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 이 조치는 현재의 심각한 노인빈곤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의 효과는 2050년 이후에나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직하지도 않다. 국민연금 수급자와 기초연금 수급자의 급여격차를 더 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연금제도 개혁은 세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현재 공무원과 교사의 높은 급여 수준은 하향조정될 필요가 있다. 지난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부분적으로 급여삭감이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연금제도 간 불평등은 심각한 형편이다. 다음으로 기초연금을 노인의 70%가 아니라 100%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을 받는 모든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게 되어 연금급여가 자동으로 인상된다. 마지막으로 기초연금만 받는 노인들을 위해서는 특별지원제도를 새롭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20만원의 기초연금으로는 도저히 절대빈곤을 회피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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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복지제도가 사회문제 해결의 마지막 보루로 기능해왔다. 이 때문에 복지제도의 불평등은 사회적으로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점에서 복지혜택 불평등의 해결이 앞으로 복지개혁의 주요 목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