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스타트업은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
2016.03.16 03:00

[강석흔의 '스타트업 페이스메이킹']<2>창업가에게 필요한 '신념'과 여백'

스타트업 업계에서 일하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창업가들을 만나 다양한 조언을 한다. 그런데 종종 혼란에 빠지는 창업가들을 보게 된다. 필자의 조언과 다른 이들에게 들은 내용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어서다. 대개 경험이 적은 창업가들이 이런 혼란에 빠진다.

필자 역시 스타트업을 창업한 20대 시절 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조언자 모두가 유명한 사람인데, 각자 방향성과 철학이 조금씩 달랐다. 도대체 누구 말을 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초기 스타트업 경영을 위해 주변 조언을 많이 참고하게 된다. 효과적인 방법이다. 초기 경영에 대한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고, 애매한 상황이 많아 사례별로 최선의 선택을 정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상황에 대한 정답이 한 가지가 아닌 것이다.

결국 창업가들은 어느 조언자의 말이 더 신뢰를 주는지, 누구를 믿을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게 된다. 무거운 주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믿음을 둘러싼 고민은 조언에 그치지 않는다. 공동창업가, 초기 투자자 등 훨씬 더 중요한 인간관계에 대한 과제가 있다. 과연 누구를 믿을 것인가.

사실 우리는 학교에서 누구를 믿는 것에 대해 연습을 하거나 배운 적이 없다. 오히려 아무도 믿지 말라고 가르친다. 오로지 경쟁과 능력 향상을 통해 어떤 통과 및 평가 기준에 맞추기를 끊임없이 추구한다.

믿음에 대한 결정을 내리려면 스스로의 내면부터 들여다 봐야 한다. 그 곳에 답이 있다. 깊은 성찰을 통해 자신만의 신념을 찾아야 한다. 신념은 곧 자신의 어떤 기준을 믿는 것을 의미한다. 신념이 생기면 다른 이들을 믿을 수 있다. '선문답' 같은 말이 됐지만, 지금까지 느낀 솔직한 결론이다.

성찰을 위해선 마음의 여백이 있어야 한다. 채운 그릇도 있어야 하지만, 빈 그릇도 필요하다. '린스타트업'(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만든 뒤 시장의 반응을 파악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 방법론이라는 것도 결국 고집만 부리지 말고 고객과 시장의 반응에 겸손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게 아니겠는가. 초기 투자자는 스타트업의 현재 사업계획이 끝까지 그대로 유지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백과 유연성이 없는 창업가는 '린스타트업' 방법론을 실천할 수 없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인수돼 기념 회식을 할 때 창업가들이 자주 묻는다. "도대체 처음에 왜 제게 투자하셨나요? 무엇을 믿어주신 거죠?" 사람은 이런 존재다. 성취와 돈을 얻어도 자신을 알아줬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다시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 이유를 두고두고 알고 싶은 것이다.

그들의 성공확률을 100%로 생각했던 건 아니다. 실패하더라도 그들을 통한 실패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창업가의 비전과 실행력에 동참하고 싶어 투자 결정을 내렸다. 필자는 이렇게 믿음을 실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팔랑귀는 뜨거운 가슴에, 말 눈가리개는 차가운 머리에 놓는 게 맞다고 말한다. 팔랑귀는 이 사람 저 사람 얘기를 듣는 것을, 말 눈가리개는 자기 주관과 고집을 뜻한다. 하지만 반대로 하는 게 좋다. 팔랑귀는 머리에, 말 눈가리개는 가슴에 놓아야 한다.

동업자를 구할 때, 직원을 뽑을 때, 영업할 때 당신의 믿음을 펼쳐야 한다. 다만 먼저 스스로 믿음직한 존재가 돼야 하고, 믿음을 보여줬을 때 상대방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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