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한국경제에 울리는 경고음

[MT시평]한국경제에 울리는 경고음

박종구 초당대 총장
2017.10.26 04:06

한국경제에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올해도 큰 이변이 없는 한 2%대 성장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주요 국내 경제예측기관은 내년 성장률 역시 2%대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본다.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 한국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시급하다. 최근 방한한 데이비드 립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는 “한국의 단기 성장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론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지금이 구조개혁의 적기임을 강조했다.

한국경제가 살아남는 길은 저출산·고령화 위기에 대처하면서 기업 구조조정, 노동개혁 등에 올인하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기업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의 호황에 가려 경제의 착시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수출을 제외한 주요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7.5%로 떨어져 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인도에도 밀릴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한계기업을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

최근 벌어진 프록터앤드갬블(P&G)의 경영권 분쟁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적 위생용품 제조업체 P&G는 세제 ‘타이드’, 기저귀 ‘팸퍼스’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하다. 35억달러어치 지분을 보유한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의 트라이언펀드는 강도 높은 개혁을 주문했다. 시가총액 2350억달러의 기업이 혁신을 게을리해 브랜드파워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지난 10년간 주가수익률이 킴벌리클라크 등 경쟁기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간신히 주주총회에서 신임을 얻었지만 제품 수를 과감히 줄이고 경쟁력 있는 부문을 분사하라는 요구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된다. 혁신을 등한시하면 위기가 온다는 시장원리가 재삼 확인된 사례다.

노동생산성 저하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생산성본부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기업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8위다. 1인당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31.8달러로 노르웨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고 일본의 77%에 불과하다.

노동시장 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 세계경제포럼은 국가경쟁력평가에서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효율을 73위로 평가했다. 노동시장의 낮은 효율성이 국가경쟁력 상승의 발목을 잡는 만성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각각 52위와 62위로 평가했다. 주요 기업의 경쟁력 저하 뒤에는 경직적인 노사관계와 높은 노동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높은 청년실업률과 비정규직 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도 개혁이 시급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없이는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우리 경제의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결정한다. “인구변화는 운명이다”라는 말이 우리 현실을 잘 보여준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노인인구 비율도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 1.17명이던 합계출산율이 올해 신생아수 격감으로 1.03명 내외로 떨어질 전망이다. ‘늙어가는 한국’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선 여성고용률 상향, 이민 확대, 베이비부머 활성화 등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2016년 56.2%던 여성고용률을 60% 가까운 OECD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결국 가정친화정책을 통해 일·가정 양립이 실현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다.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재교육도 시급하다. 인생이모작이 이뤄지도록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하다. 개방적 이민정책은 더이상 강조가 불필요하다. 미국 포춘 500대기업의 40%를 이민자가 창업했다. 구글 이베이 화이자 등이 대표적이다. 이민친화적으로 법과 제도를 시급히 손봐야 한다. 유럽경제를 견인하는 독일 제조업의 저력은 양질의 이민 근로자 덕분임을 유념해야 한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개혁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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