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경제를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좋게 보는 쪽은 하반기에 공급 병목현상이 사라지면서 경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반대쪽은 경기가 정점을 쳤기 때문에 내려올 일만 남았다고 걱정한다.
생각이 이렇게 엇갈리는 것은 서로 다른 곳을 보기 때문이다. 경기확장을 전망하는 쪽은 미국을 보고 있다. 2분기에 미국 경제가 6.5% 성장했다. 기대한 8%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내용은 고무적이었다. 미국 경제가 12%에 달하는 개인소비 증가를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수요가 탄탄해 공급만 정상을 찾으면 앞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보는 것이다. 대표적 예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들었다. 건설도 사정이 비슷하다. 건설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택을 포함한 건설투자도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장은 이런 공급 병목현상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강한 수요를 감안할 때 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수주잔고가 늘고, 착공을 대기 중인 주택물량도 증가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지만 공급이 풀린다면 경제를 확장하는 힘이 될 수 있다. 이 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 경제는 수요증가를 바탕으로 3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도 확장이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경기둔화를 걱정하는 쪽은 신흥국을 보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전세계 성장률은 6.0%로 지난 4월에 한 전망과 동일하지만 내년은 종전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국가간 불균형이다. 선진국은 4월에 비해 성장률이 올라갔지만 신흥국은 내려갔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산과 중국의 재정긴축으로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신흥국 중심의 경기둔화는 이미 가시화했다. 중국의 제조업PMI(구매관리자)지수가 지난해 11월 고점을 기록한 후 계속 하락한다. 올 2분기 성장률이 7.9%에 그쳐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백신접종률이 낮아 코로나19가 재확산한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섰다. 적극적인 부양정책을 내놓아도 모자랄 판에 반대로 긴축을 하는 것이다. 국가에 따라 금리인상의 목적은 다르지만 많은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상반기에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40% 이상 상승했는데, 이런 변화가 최근 9%에 달하는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으로 나타났다. 하반기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두 전망 중 어느 쪽이 맞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하나 있다. 어떤 경우가 됐든 국내외 경제가 상반기보다 좋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지난 1년간 세계 경제는 강한 성장 모멘텀과 높은 성장률을 동시에 누렸다. 앞으로는 이전에 비해 모멘텀이 약해지고 성장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를 보는 시각을 경기확장보다 둔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멈출지에 맞추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