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지구적 현상으로서의 팬데믹이 아니라 한정된 지역의 풍토병으로 인식되는 엔데믹(endemic)으로 변화하면서 세상이 또 한번 바뀌고 있다. 그 영향인지 최근 결혼을 하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아마도 팬데믹 상황에서 미뤄둔 결혼이 일시적으로 몰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3년 전과 같은 상황이 또 올지 모른다는 우려가 결혼을 부추겼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다. 10년 전인 2012년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10년 만에 결혼연령이 두 살 정도 더 늦어지고 있다. 어느 전문가의 주장대로 우리나라 평균 초혼연령이 33.4세(남자)고 생애최초 주택마련에 걸리는 평균기간이 7년이니 평균적으로 40세에 집을 갖는다고 한다면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물론 과거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평균적인 수치로 보면 그럴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을 마치고 취업준비기간도 1년 이내로 마친 후 직장을 가진 2년차 새내기 28세 남자가 '아, 나는 5년 후엔 결혼하고 결혼 7년 뒤엔 집을 가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평균은 평균일 뿐이다. 평균은 과거 데이터의 산출물일 뿐이다.
어느 결혼정보회사에서 얼마 전 20~30대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의 평균을 보면 남편감은 키 178㎝, 연봉 6240만원, 자산 3억1000만원, 4년대 졸업에 직업은 일반사무직이다. 반면 아내는 키 163㎝, 연봉 4300만원에 자산은 1억9500만원, 4년대 졸업에 일반사무직이다. 이런 평균적인 수치를 컨센서스(consensus)라고 한다. 원래 컨센서스의 사전적 의미는 '구성원들의 의견에 대한 합의'를 의미하지만 여러 사람의 의견이나 생각의 평균치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컨센서스에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기대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키 크고 연봉 높고 자산 많은 배우자를 선호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와 만나서 결혼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평균이 늘 정답일 수 없다. 당연히 과거의 역사적 데이터를 참고해야 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진리일 수는 없다. 2023년을 예상하는 트렌드서적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평균실종'을 꼽았다고 한다. 이제 잘 정리된 정규 분포곡선상의 평균값으로 사회를 설명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팻테일(fat tail) 리스크'는 이제 일반화하고 있다. 종모양의 정규분포 양쪽 끝이 두꺼워지는, 즉 평균이 평균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지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더 나아가 양극화와 다극화의 세상에서 이제 평균은 중요한 기준이라기보다는 의미있는 참고가 될 뿐이다. 컨센서스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거기엔 기대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내년도 코스피(KOSPI)의 컨센서스는 상단이 대부분 2700 수준에 몰려 있고 하단은 2100 수준에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상저하고, 즉 상반기에 저점을 형성하고 하반기에 높아지는 흐름으로 컨센서스가 몰려 있다. 평균에서 크게 이탈하는 아웃라이어(outlier)가 나타나고 팻테일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요즘 상단이든 하단이든 둘 중에 하나는 분명 깨질 수 있다. 그게 평균을 보는 삐딱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