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기술혁신이다. 얼마 전 대통령실은 국가 R&D예산이 연구비 카르텔에 의해 나눠먹기 식으로 집행돼 이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31조원이 넘는 정부 R&D 투자는 GDP 대비 세계 2위 수준이다. 반면 이에 대한 비효율성과 저조한 성과에 대한 비판은 자심해 급기야 대통령실까지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R&D 투자는 아직 부족하고 지원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숙고할 부분이 많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혁신형 중소기업인 벤처기업이 등장하면서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기술혁신의 주체로서 중소기업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01년 '중소기업기술혁신촉진법'이 제정됐고 중소기업 정책의 지향점이 보호·육성에서 자율과 경쟁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했다. 즉, 기술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주요 성장요인으로 대두하고 중소기업 R&D 투자확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정부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중소기업 R&D를 지원하고자 2004년부터 5년마다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계획'을 수립해 현재 제4차 계획(2019~2023년)을 진행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으로 5년에 대비하고자 요즈음 제5차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이에 다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중소기업의 R&D는 철저하게 기술의 상용화, 제품화에 그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본질적으로 국가 R&D는 당장의 성공과 실패에 얽매이지 않는 기초연구에 집중돼야 한다. 돈이 안 되더라도 기초기술 개발과 우수 연구인력 양성에 힘을 써야 한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R&D는 다르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담당한다. 중소기업의 매출이 늘고 수익성이 좋아야 고용이 탄탄해지고 우리 사회가 안정된다. 그래서 지금 중소벤처기업부 외 국가 R&D예산을 사용해 진행되는 상용화 R&D는 대폭 줄이고 상용화는 중소기업 R&D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R&D 지원대상이 되는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지원대상 기준에 구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기존 기업규모, 매출액 등의 기준이 아닌 기업의 현재 기술수준과 R&D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 매출목표와 그 목표를 통해 드러나는 혁신에 대한 의지를 고려해야 한다. 즉, 또다른 정부 돈을 타내려 하는 것이 아닌 혁신이 가져다주는 인센티브가 충분히 매력적이냐를 봐야 한다.
셋째, 여러 업종 및 기관에 골고루 적당한 금액을 뿌려주는 방식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R&D 영역에도 연구비 카르텔은 존재한다. 연구기관, 기업, 지자체, 대학 등 여러 중소기업 R&D 관련 기관에 나줘주는 지원방식은 그만둘 때가 됐다.
중소기업은 우리 사회의 일자리 저수지며 생업의 최후 보루다.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스케일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R&D는 스케일업의 토대고 자양분이다. 부디 위에서 제시한 방향성을 가지고 '제5차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라는 바다.